주변 지인들에게 나 갑상선암이래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최근 첫 아이 유치원 친구나 학부모 같은 문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됐지만 수술 자체보다는 수술을 받고 회복기 동안 아이를 어떻게 케어해야 할지 걱정이라는 말이 아쉬웠다. 최대한 수술을 피하고 고주파 치료로 치료가 가능한지 궁금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출처 : 2019 암등록통계 2019년까지 통계된 자료 기준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은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이는 동시에 100%의 5년 생존율을 보이는 암이다. 5년 생존율은 ‘암 치료를 받은 환자 중 치료 시작 5년 이내에 해당 암으로 사망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로 현 시점에서 100명이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정해진 치료만 잘 받으면 5년 뒤 100명이 생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갑상선암 진단을 받으면 전부 예후가 좋을까?거의 그렇지만 모두 그렇지는 않다.
갑상선암 기수에 따른 예후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강검진이 활성화돼 있고 오히려 의사가 5mm 미만 크기의 작은 암까지 모두 찾아내 문제가 될 정도로 조기 갑상선암을 진단할 역량이 충분하다. 하지만 갑상선암 아형에 관해서는 의학의 한계를 느끼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출처 : Pathologe 2020.41 (Suppl1) : S1 – S8 다양한 종류의 갑상선암이 있지만 위의 모식도는 가장 일반적인 folliculare pithelial cell에서 발생하는 아형이다(세부에 들어가면 더 복잡해진다!). 물론 그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인 것은 유두암(papillary carcinoma)으로 전체 80% 이상, 그 다음으로 일반적인 여포암(follicular carcinoma)의 경우 전체 10% 정도를 차지한다. 유두암과 여포암 모두 예후가 매우 좋기 때문에 일반적인 건강검진 상황에서 갑상선암을 만나면 환자에게 ‘제 때 발견했으니 잘 치료받으면 여생을 사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하고 위로의 말을 한다.

갑상선암이 주변 구조물을 침범하는 모습(출처: radiopaedia) 역형성암(anaplastic carcinoma)은 전체의 1~2%를 차지하는 희귀한 아형이다. 하지만 위 사진처럼 몇 주 만에 거대한 크기로 자라(화살표, 붉은 원 속 정상 갑상선에 비해 엄청난 크기다) 진단 후 기대여명이 6개월이 채 안 되는 무서운 아형이다. 드물기 때문에 자주 마주치지는 않지만 한 번 나타나면 어떻게 손을 쓰기 전에 악화되는 상황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한다. 1~2%라는 작은 확률이지만 누군가에게 ‘역형성 갑상선암입니다’라는 진단은 곧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갑상선암을 고주파절제술로 치료할 수 있는가?현재로서는 제한된 상황에서 갑상선암에서만 권고된다.

대한갑상선영상의학회 고주파절제술 가이드라인 여러 과에서 갑상선결절 치료를 하고 있지만 초음파를 이용한 치료법에 있어서는 영상의학과가 선두주자라고 자부한다. 특히 대한갑상선영상의학회 교수들은 뵐 때마다 빛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열정적이다. 2017 갑상선 고주파 절제술 지침을 제시하였으며 갑상선암에서의 적용은 다음과 같다.
- 갑상선 절제술을 시행한 후 재발한 환자 중 수술을 거부하거나 수술 위험이 높을 때 한 번 수술을 받은 뒤 수술 부위의 섬유화 등으로 인해 유착과 정상 해부학적 구조의 변형이 심하게 발생해 재수술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특히 노인 환자의 경우 수술을 위해 전신마취하는 행위 자체가 심폐능력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이런 경우 고주파 절제술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 2.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위에서 설명한 역행성 암의 경우 크기가 빠르게 늘어나 기도와 식도 등을 압박해 환자의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이런 경우 근본적인 치료는 불가능하지만 암 일부를 깎아 증상을 완화시킬 목적으로 고주파 절제술을 활용할 수 있다.
갑상선암의 초기 치료로서 고주파 절제술을 실시하는 것은 연구 단계에 있다!단기 효과는 수술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위에서 말한 유두암 중 1cm 크기 미만인 경우를 PTMC(papillarythyroid microcarcinoma)라고 하며, 유두암의 세부 아형 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인 형태이다. PTMC의 고주파 절제술 효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수술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아직 충분한 연구결과가 쌓이지 않아 권고등급은 아니지만 계속 좋은 결과가 보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주파절제술 모식도(출처 대한갑상선영상의학회) 갑상선암의 초기 치료로 고주파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은 서두에서 고민하는 지인들과 같은 환자들에게 매우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암을 가는 바늘로 치료하다니. 아무래도 발생률 1위지만 5년 생존율 100%의 특징을 보이는 갑상선암이기에 가능한 시도인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갑상선 영상의학과 교수들에게 잔잔한 응원을 보낸다. 다음 업데이트 버전에서는 PTMC의 초기 치료로서 고주파 절제술이 ‘권고’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