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 한반도에 왔다 천리 안상 이탈리아 화산가스 9000km

편서풍을 동반해 온 화산가스 지난달 28일 강원도 상공을 지나면서 아황산가스의 농도 변화는 미미…●지상에는 영향이 없다.

2021년 10월 23일 이탈리아 에토나 산이 폭발해 화산재에 덮였다.지난달 23일 폭발한 이탈리아 에트나 화산 폭발로 발생한 아황산가스가 9000㎞를 날아 한반도 상공까지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분화 닷새 뒤인 28일경 강원 상공을 통과하는 모습이 천리안 위성 2B호에 포착된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일 이탈리아 에토나 화산에서 폭발한 아황산가스가 한반도 북쪽 상공을 지나가는 상황을 담은 정지궤도환경위성(천리안 위성 2B호) 영상을 환경위성센터 홈페이지(nesc.neir.go.kr)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에트나 화산은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동부에 있는 유럽 최대의 활화산이다. 올해만 해도 2월 16일 폭발한 뒤 분화를 반복한다. 지난달 23일 오후 5시(한국 시간) 또다시 폭발했다. 이때 방출된 아황산가스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편서풍 기류를 타고 아시아대륙으로 날아가 며칠 전 한반도 상공까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

에트나 화산에서 분출된 아황산가스가 이동하는 모습. 국립환경과학원 국립환경과학원은 유럽의 저궤도환경위성(TROPOMI) 자료를 연결해 에트나 화산가스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그 결과 아시아대륙으로 향하던 중 에트나 화산가스가 폭발 이틀 뒤인 25일경 2개의 기류로 나뉘었고 이 중 한 기류가 한반도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산가스는 27일 한반도 북쪽으로 처음 유입됐고 다음 날인 28일에는 한반도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북한과 강원 일부 지역 상공을 지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에트나 화산가스가 한반도를 통과했지만 지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지난달 28일 화산가스가 강원 상공을 통과할 때 측정된 아황산가스의 농도는 전날(0.002ppm)과 비슷한 0.003ppm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연구진은 화산가스가 대류권 상층부 이상의 높이로 이동하면서 지표면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3일 이탈리아 에토나 화산에서 폭발한 화산가스가 28일까지 아시아 지역 내에서 이동한 경로. 정은혜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수천㎞ 떨어진 이탈리아 화산에서도 대규모 폭발로 화산가스가 아시아 지역까지 이동할 수 있어 한국의 정지궤도 환경위성에 시간별 이동상황까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기존 지상관측망에 위성의 장점까지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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