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소리 Unbelievable 2019 넷플릭스 추천 미드 믿을 수 있는

미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연쇄강간 사건을 모티브로 한 8부작 드라마다. 방에서 자다가 강간당했다는 소녀가 경찰에 신고하지만 진술 중에 허위 신고자로 몰린다. 이후 소녀가 진술한 것과 비슷한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하자 형사들이 공조수사에 나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미드 ‘믿을 수 없는 이야기 (Un believable 2019)’

이 작품을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피해자를 대하는 자세와 태도에 변화를 주는 드라마로 만들고 싶다. 드라마에서 마리의 변호사도 말하지만 사람들은 절도나 다른 사건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특히 성범죄에 관한 한 진위 확인에 바쁘다. 피해자는 피해자답지 않다고 거짓말쟁이로 몰려 피해자임을 증명하지 못하면 극중처럼 허위신고로 고발되고 무수한 악플에 시달리기도 한다.

피해 사실을 말해도 사람들이 믿지 않는 것은 마리가 피해자답지 않기 때문이다. 이어 마리의 위탁모(포스터맘 fostermom)는 나도 어릴 때 성폭행을 당했지만 그 아이처럼 행동하지는 않았다며 마리는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여서 관심을 끌려고 허위 신고한 것 같다고 경찰에 말했다. 경찰 역시 아이의 말을 믿지 않고 관심을 끌려는 것 아니냐며 허위 자백을 종용하고 있다.

마리를 믿지 않는 사람들 (1 이야기 중)

근데 진짜 ‘피해자다움’이라는 게 있나?

남들은 다 다른데 왜 내가 아닌 누군가가 나와 똑같이 반응하기를 기대하는 걸까. 똑같이 나쁜 짓을 해도 누군가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할지도 모른다. 겪어봐서 아는데는 전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방법은 다르고 범위는 짐작하기 어렵다.

남들 눈에는 피해자답지 않아 피해자가면서도 오히려 천하에 둘도 없는 관종으로 찍혀 친구도 잃고 직장도 잃고 돈(벌금)도 잃은 사람들이 있다. 주인공 마리 애들러(케이틀린 디버)뿐이 아니다. 피해자답지 않아 보이는 피해자는 이렇게 해서 2차 3차 피해를 당한다. 그런데 그 피해는 과연 한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일까.

훗날 그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러니까 마리를 비롯한 피해자답지 않게 보이거나 전혀 피해자답지 않았던 사람들이 진짜 피해자라는 것을 알게 되면 비난하고 욕을 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피해자가 잃어버린 것을 어떻게 돌려줄 수 있을까.

진정한 사과를 원하는 마리 (8편보다)

법정에서 가해자와 마주선 피해 여성이 피고에게 좀 물어볼 것이 있다고 물었다. “왜 저를 선택했어요?무슨 이유 때문에 범행의 대상이 된 것은 아니다. 피해자들이 실수나 잘못을 저지르면 더더욱 아니다. 이를 번복하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것이 바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해야 하는 이유다.

미드 믿을 수 없다 이야기 8화 중에

생명윤리학자 스티븐 포스트의 저서 왜 사랑하면 좋은 일이 생기는가 Why Good Things Happen To Good People을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사회활동에 적극적인 저자의 친구가 한 말이라고 한다.뉴욕의 조지워싱턴 다리에서 물에 빠진 아기들을 구하는 것이 사랑 love라면 북쪽에 있는 타팬지 다리에 가서 아기를 물속에 던져 넣는 사람을 찾는 것이 정의 justice일 것이다.”

인상 깊어서 메모해둔 말인데 이 드라마를 보면서 그 말이 떠올랐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을 지켜줄 정의가 부족할 뿐. 작품의 주인공이 된 마리 아들러와 다른 많은 피해자를 위해서도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정의다. 이런 흉악범죄에 아무도 충분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분노하는 그레이스 형사처럼 끝까지 가해자를 찾아내는 인력과 가해자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리는 법이 필요하다.

그레이스 형사의 분노

하지만 옳은 일을 하기 위해 때로는 선을 넘어야 한다면?

극중 그레이스 형사(토니 콜렛)는 법무부에서 일하는 남편에게 용의자로 보이는 인물의 파일을 갖다 달라고 부탁한다. 남편은 공사를 구별해야 한다며 계속 거절했지만 결국 파일을 가져다 준다. 본인 말대로 옳은 일을 하기 위해 잘못된 일을 한 것이다. 당연히 논란의 여지는 있다. 하지만 흉악범죄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그레이스 형사처럼 모두의 안녕을 위해 가끔은 선을 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옳은 일을 하려면 가끔 선을 넘어야 할 때가 있어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실화를 다룬 작품이지만 스릴러적 요소도 적절히 잘 살렸다. 개인적으로는 토니 콜렛에게 최고의 그레이스 형사였다. 극을 즐기기 위해 사건을 풀어가는 두 형사의 캐릭터를 대조적으로 그린 것 같지만 카렌이 부드럽고 침착해 가는 성격이라면 그레이스는 정반대다. 카렌은 주말에 교회에 나가는 독실한 신자이지만 그레이스는 욕하는 무신론자야. 그레이스의 대사가 훨씬 더 가슴에 와닿는 걸 보면 아마 내 동료 같기도 해. (웃음)

●’체포만이 정답이다’+최초로 수사 공조를 결정했을 때의 모습.뭔가 정말로 좋아서 웃는 것처럼 보여.

수사공조 결정(3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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