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헤드윅 최고의 명곡 The Origin of Love 이것저것.

뮤지컬 ‘헤드윅’의 ‘The Origin of Love’

문예정 김효정 공연 칼럼니스트

7월 30일부터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는 뮤지컬 ‘헤드윅’이 공연되고 있다. 이 작품은 원작자 존 카메론 미첼과 스테판 트래스크가 우연히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인연으로 시작됐다. 1998년 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 공연으로 확장돼 20여 년 동안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이다. 국내에서는 2005년 국내 초연 공연을 한 이후 올해도 공연돼 다양한 시즌을 거쳐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작품은 남성도 여성도 아닌 동독 출신 록 가수 헤드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데이비드 보위, 루 리드 등 록 음악을 즐겨 듣던 동베를린의 소년 함셀에게 어느 날 미군 병사 루터는 결혼을 제안하고 함셀은 성전환 수술을 받는다. 미국으로 건너왔지만 헤드윅은 루터와 헤어진다. 이후 그는 록밴드에서 노래를 부르며 17세 소년 토미와 사랑에 빠진다. 자신이 아는 록을 가르치며 진심을 다했지만, 토미는 헤드윅을 배신하고 그의 곡을 가로채 록스타가 된다.

뮤지컬 <헤드윅> 공연 장면ㅣ쇼노트<헤드윅>은 배우라면 한 번 꼭 출연하고 싶은 뮤지컬 목록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이다. 그만큼 유명한 배우들이 많이 출연한 작품인데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의 헤드윅 장인으로 불리는 배우 오만석, 조승우와 함께 이규형, 고은성, 렌이 캐스팅됐다. 작품의 특성상 거의 주인공 혼자 영화를 이끌어 가기 때문에 주인공의 역량이 무엇보다 큰 공연이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19 대유행에 록 페스티벌이나 콘서트가 드문 시기에 록밴드의 생생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반가운 공연이기도 하다.

이는 앵그리 인치 밴드가 공연 내내 라이브로 연주하는 주옥같은 뮤지컬 넘버 때문인데 공연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Tear Me Down’부터 2014년 토니 어워즈에서 닐 패트릭 해리스가 올랜도 블룸에게 카워시 퍼포먼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던 신나는 ‘Sugar Daddy’, 들을 때마다 파격적인 ‘Angry Inch’, 산전수전수전 옆 누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듯한 ‘Wig Ina Box’, 토미의 마음이 드러난다.

그중에서도 <헤드윅>의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한 곡은 바로 ‘The Origin of Love’다. 공연 전반에 등장하는 이 넘버는 뮤지컬 <헤드윅>의 대표곡으로 2001년 발표된 동명의 영화에 삽입된 에밀리 호블리의 애니메이션 버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에밀리 호블리는 전설적인 애니메이션 작가이자 감독인 호블리의 딸이다. 미첼의 절친이기도 한 그는 미첼의 영화 <쇼보스>에서도 애니메이션 작품을 선보였고, 당시 영화 OST는 에밀리와 자매인 조지아 호블리가 속한 록밴드 욜라텐 고가를 맡았다.

지난 2018년도 겨울 국내에서 이 ‘The Origin of Love’가 새삼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해체를 앞두고 있던 아이돌 그룹 원호원의 마지막 컴백 앨범 티저 영상 내용이 <헤드윅>의 ‘The Origin of Love’와 유사한 것이다. 티저뿐만 아니라 앨범 로고 역시 영화에 등장하는 이미지와 비슷해 화제가 됐다. 이에 원작자인 존 카메론 미첼이 자신의 SNS를 통해 허락 없이 차용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뮤지컬 <헤드윅> 공연 장면ㅣ쇼노트이 넘버는 “아주 긴 옛날/구름은 불을 뿜어 하늘 너머 높이 솟은 산 긴 옛날/두 쌍의 팔과 두 쌍의 다리를 가진 사람, 하나 된 머릿속에 두 얼굴을 가진 사람/한꺼번에 세상을 보고 한꺼번에 읽고 이야기하고/한없이 큰 세상을 굴러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사랑 그 이전 The Origin of Love”라는 가사로 시작된다. 마치 신화 같은 세계관이 그려지는 이 가사는 작사·작곡가인 스테판 트래스크가 플라톤의 ‘향연’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플라톤의 작품 중에서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향연’은 소크라테스를 포함한 그리스 문화인 7명이 사랑에 대해 다양한 관점과 견해를 갖고 대화한 것을 담고 있다. ‘향연’ 속 아리스토파네스의 연설이 ‘The Origin of Love’ 내용에 담겨 있다.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희극 시인으로 알려진 아리스토파네스는 연회 사람들 개구리 구름 등의 작품을 썼다. ‘향연’에서 언급된 그의 이야기는 태초의 지구에는 남자, 여자, 그리고 두 얼굴과 네 개의 손발을 가진 제3의 성 인간, 세 종류가 있었으며 무서운 힘을 가진 사람들은 신에게 위협이 되었다는 것, 그리고 제우스는 그들을 반으로 나누어 본래의 절반을 찾아다니게 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향연에서는 그리스의 신 제우스가 등장하는데, <헤드윅>의 ‘The Origin of Love’ 가사에는 제우스뿐 아니라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토르, 이집트 신화의 오시리스 등이 함께 나온다. 스테판 트래스크는 이 곡을 만들 때 아이들의 그림책처럼 이야기가 이미지로 전해지길 바라며 작곡·작사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가사를 같이 부르다 보면 그림책을 읽는 것 같다.필자는 솔앤컴퍼니 작품 개발 부서에서 R&D 업무로 공연일을 시작했고 국내 유일의 뮤지컬 전문 잡지 ‘더 뮤지컬’에서 온라인 콘텐츠를 기획, 제작했다. 이후 창작 뮤지컬 『공칠팔새삼릭』, 『레드북』, 『서울뮤지컬 아티스트 페스티벌』, 『신성일의 프러포즈』 등에서 제작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SK행복나눔재단과 울란문화재단에서 공연 인재 육성 및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하였다.콘텐츠를 더 보는 쥬크박스 뮤지컬과 케이팝 열풍문 김효정 공연 칼럼니스트 코로나19 여파로 월드투어가 사라졌다blog.naver.com 영국 여성 작가와 창작 뮤지컬 김효정 공연 칼럼니스트, 세계 곳곳에서 산불이 나 이상 고온.blog.naver.com 역대 올림픽 연출가 문영 김효정 공연 칼럼니스트, 7월 23일 도쿄올림픽이 개막, 8월 8일…blo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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