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에서 가장 환자가 많은 암은 위암이다. 다음으로 대장암과 폐암이 각각 2, 3위이고 4위를 갑상샘암이 차지한다. 여성만 보면 갑상샘암이 유방암 다음으로 많아 2위다.
그래도 갑상샘암이라고 하면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많다. 대부분 천천히 진행되고 치료도 잘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일부 갑상샘암은 방치하면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래서 갑상샘암을 ‘느린 암’일 뿐이지 모두 ‘착한 암’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갑상샘암은 어느 부위에 발생한 것과 암세포가 얼마나 성숙했는지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국내 갑상샘암 환자의 상당수는 이 중 유두암과 낭포암을 앓는다. 이들 암은 둘 다 갑상샘 안에 있는 여포세포에서 발생한다.
유두암은 국내 갑상샘암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흔한 암으로 진행 속도가 느리고 치료 경과도 좋다. 다음으로 흔한 낭포암은 국내 전체 갑상샘암의 23%다. 낭포암의 90% 정도는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기 때문에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치료가 어렵거나 잘 안되는 갑상샘도 많지는 않지만 분명히 있다. 전체 갑상선암의 1% 정도인 미분화암(역형성암)이 대표적이고 다른 갑상선암보다 진행속도가 빨라 보통 진단과 동시에 4기로 분류된다.

유두암이나 여포암을 오래 방치할 경우 세포가 발생 초기 방향으로 거꾸로 분화돼 미분화암이 생길 수 있다. 미분화암은 평균 생존기간이 몇 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짧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이되지 않으면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로 생존율을 이전보다 높일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다른 장기에 널리 침범되는 여포암(전체 여포암의 약 10%), 조기 발견이 어려운 수질암 등도 치료가 어려운 갑상샘암으로 꼽힌다.

갑상샘암의 95% 정도는 증상이 없다. 나머지 5% 정도의 환자만이 목 부분에서 뭔가 닿는 증상을 자각한다. 따라서 정기검진에서 빨리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목에서 닿는 것이 갑자기 커지거나 목소리가 함께 변하거나 음식을 삼키는 것이 불편할 경우 갑상샘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갑상샘암은 대부분 수술로 완치될 수도 있다. 전통적으로는 전신마취를 한 뒤 목 중앙 부분을 48cm 정도 절개해 암을 제거한다. 직접 암을 확인하고 뗄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목에 흉터가 남는다. 여기에 최근에는 목 옆을 3cm 정도 절개하는 수술법도 많이 쓰이고 있다.

갑상샘암은 수술을 하고 나서도 정기적으로 검진을 해야 한다. 수술로 제거되더라도 이후 30년간 재발하는 비율이 30%에 이르기 때문이다. 유두암이나 여포암은 재발해도 사망률이 8%로 낮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된다.

<도움 : 차병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