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 밤
정우의 목욕 후 로션을 발라주었더니 고추 위(사진 위 왼쪽)가 통통하더군요.어딘가에 부딪혀서 부은 건가? 싶어서 히죽히죽 유치원에서 부딪힌 적이 있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합니다.살짝 눌러보니 튼튼해서 혹시 아프냐고 물었더니 아프지도 않다고 합니다.아무래도 탈장인 것 같아서 인터넷 폭풍 검색을 했어요.
검색해보니 역시 탈장 같았어요.탈장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옷을 입히고 바로 안동병원 응급실에 갔더니 응급실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고 낮에 외과 진료를 받도록 초음파 검사를 해봐야 안다고 합니다.
바로 다음날
안동병원 2층 외과 진료를 봤어요.초음파 검사를 했더니 탈장이 맞고, 어린 아이들은 사타구니가 통통하기 때문에 바로 발견해 오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항상 로션을 바를 때마다 어디 다친 데가 있느냐”며 유심히 보는 어머니의 눈빛에서 탈장 첫날 발견하게 돼 다행입니다.
아이가 통증은 없으니 시간 여유를 가지고 수술하라고 했어요.수술 외에는 답이 없대요.
이틀 내내 경북과 대구 쪽에서 소아 탈장 수술을 잘하는 곳을 검색했습니다.큰 병원 중 안동병원이 가장 가까웠지만 소아 탈장 수술에 대한 글이 전혀 없었습니다.소아 탈장 수술로 잘됐다는 후기의 글이 가장 많은 병원이 대구동산병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소아 탈장 전문 수술에서 좋은 리뷰가 있었던 곳이 대구마크원외과였습니다.마크원외과는 대구동산병원에서 연계해 주고 단일 통로 복강경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었습니다.대구동산병원은 진료절차도 너무 오래 걸려 타 병원 진료확인서 없이 진료예약이 불가하다고 해서 너무 복잡해서 마크원외과에 수술예약을 잡았습니다.
10월 21일 수술일에 금식을 하고 아침 9시까지 병원에 도착해서 진료를 보고 초음파 검사도 하고 다행히 왼쪽은 막혀있고 오른쪽만 열려있어서 오른쪽만 수술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싱글룸에 신청하고 입원실에 들어가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기다렸어요.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밝은 우리 아들
주사 맞기 전이라 즐거워요.(웃음)

주사만 보면 깜짝 놀랄 아이라서 전날 병원에 미리 전화해서 말씀드렸어요.침대에 눕히고 신랑이 종우 위로 올라가 팔과 다리를 잡고 흔드는 것을 막기 위해 간호사 3명이 달라붙어 주사를 맞았습니다.
항상 바둥바둥하는 정우지만 이날은 울기만 하고 바둥바둥 치지는 않아 지금까지의 주사 중 가장 쉽게 맞았습니다.기특한 씩씩함

수액 뿌리가 신기한지 애착인형 고래를 태우고 입원실 안을 왔다갔다 했어요.유모차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재미있어 했어요. (웃음)


11시에 수술이 시작되었습니다.수술실 들어갈 때 무섭다고 울 줄 알았는데 같이 들어가는 간호사 샘과 장난치며 “엄마 아빠~” 하면서 들어갔어요.지금까지는 정말 밝았는데…

한 시간 후
입원실로 옮겨진 정우.
마취가 풀리기 시작했을 때라 초점도 없이 눈을 떴다 감았다를 반복하며 심하게 울었습니다.목이 잠긴 상태에서
[엄마 살려줘 죽겠다!] 그만해~~ 도와줘~]
이 말만 100번은 한거 같아요 ㅜㅜ 정말 가슴이 찢어지고 슬퍼서 아이를 안고 울었어요. (´;ω; ))
그렇게 훌쩍 30분 정도 울다가 깼더니 목이 말랐대요.물을 먹여도 된다고 해서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먹이면서 계속 곁을 지켜줬어요.


너무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에 조금이라도 아픔을 잊게 만화를 틀어주었습니다.정우가 머리 쪽에 아픈 부분이 있어서 3개월 전부터 영상을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절대 보여주면 안되겠지만.. 너무 아파해서 이날만 특별히 1시간정도 만화를 보여주었습니다.조금이라도 아픔을 잊을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많이 아프다고… 엄마가 수술하는 거 잠자는 거니까 전혀 아프지 않다고 했잖아? 너무 아파서 죽을 것 같다고.. 살려달라고 너무 아파”라며 2시간 동안 힘없이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다가 잠이 들었는데 얼마나 슬프고 안쓰럽고.. 가능하다면 제 바 대신 아파해주고 싶었습니다.(´;ω; ))

수술 당일 저녁 5시부터 걸음마를 시키라고 했는데 정우가 너무 아파서 못했어요.
저녁을 먹고 조금씩 걸어보자고 설득해서 몇 걸음 걸었지만 너무 아파 허리도 펴지 못하고 걸으면서 울먹이는 바람에 첫날은 거의 걷지 못하고 포기했어요.
다음날 10월 22일 초음파 검사를 다시 실시해 피고인 없이 수술이 잘 된 것을 확인하고 죽을 먹인 뒤 걷기 연습을 했습니다.아파서 앞으로 구부리고 엉덩이를 뒤로 내밀고 걸을 수는 있지만 어제보다는 몸을 좀 더 펴는 모습에 안심이 되었습니다.

앉아 있을 때는 크게 아프지 않았어요.그림도 그리고 저랑 수다를 떨었어요.






한시간 정도 그림을 그리고 라면을 먹고 싶다는 신랑이 편의점에 가서 라면을 사왔습니다.라면을 먹고 퇴원준비를 하고 대구해아림한방병원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씩 퇴원하는 일본 정말 많이 아팠던 것 같아요.평소 같으면 1시간 중 59분을 떠드는 아들인데 차 안에서 말 한마디 없이 제 손만 잡고 집에 왔어요.
주말에 캠핑을 가고 싶다고 했는데 이렇게 힘이 없어서 아파해서 못 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