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과 이브는 사과를 씹었다

올 때가 왔다.

아니, 올 게 올 줄 알았는데 그 속도가 빨라.

아티스트 혹은 연예인의 사생활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것이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모두의 문제로 대두된 것은,

엔터테인먼트가 산업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즉 아티스트 한 명을 벌하거나 퇴출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아티스트에게 달려 있는 일이 너무 많아졌다.

아티스트 당사자 본인은 물론 팬들은 ‘우리만의 친밀하고 내밀한 관계’ 정도로 팬들과 가수의 관계를 생각하지만 지금의 산업화된 K-POP으로 보면 이는 둘만의 관계가 아니다.

회사와 그 아티스트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나 주식을 가진 주주와의 관계, 그 아티스트에 달려 있는 광고주의 사정, 이미 촬영을 하고 있는 드라마 제작사와 이를 내보내기로 예정된 방송사와 그 드라마에 PPL을 넣은 또 다른 브랜드.당연히 잘나가는 스타라면 해외 계약은 얽힌 듯 모호하게 존재한다.

그래서 아티스트가 열받네. “나는 안 해”라고도 할 수 없고 소속사도 “야, 너는 하지 마”라고도 말하기 어렵다.

회사-아티스트-팬과의 관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를 둘러싼 산업이라는 유니버스의 문제.

팬들은 당연히 아티스트를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그것이 스타산업의 근간이긴 하지만 산업이 커질수록 아티스트의 인격과 사생활에 대한 리스크는 커져간다.

게다가 그 인격체에 대한 인간적인 대우는 90년대보다 훨씬 나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관리는 더 어려워지고요.

그렇다고 아티스트 한 사람의 자기 관리를 믿고 사고가 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이를 위해 한발 앞서 있는 회사는 아티스트 개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로 했다.

유명 기획사의 유명 아이돌 그룹은 멤버를 확정하지 않고 레고 블록을 넣거나 빼앗도록 그룹 구조를 만들었다.

세계관이라는 이유로 외부에는 멋지게 포장할 수밖에 없지만 사실 아티스트 개개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언제든 팀을 새롭게 조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나아가 아티스트가 사람이 아닌 정교한 캐릭터나 AI, 혹은 캐릭터와 AI의 그 중간의 무언가를 하는 것으로 준비하고 시도하고 있다.

K/DA는 그런 점에서 기존 기획사가 아닌 게임사에서 아예 판을 새로 짜봤는데 엔터테인먼트사에 더 시사하는 점이 많았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비인간적일 수 있다.혹은 회사는 준비가 되어 있는데 팬이나 대중은 여전히 캐릭터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아티스트 개개인의 성격과 자기관리에 의존하던 산업은 이제 점점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이건 가상 뮤지션 ReahKe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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