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 포함
홈커밍(Homecoming) 시즌2
<홈커밍> 시즌2는 처음부터 불리했을 수도 있다. 시즌1에서 줄리아 로버츠는 인물의 미세한 움직임에도 불안을 불어넣는 섬세한 연기로 극에 바짝 끌어당겼고 샘 에스마일은 강박적으로 보일 정도로 시각적인 표현에 집착하는 대담한 연출로 서스펜스를 팽팽하게 이끌어갔다. 현재와 4년 전 과거를 넘나들며 퍼즐 조각처럼 흩어진 기억을 추적하는 이야기도 음모론적 미스터리를 발했다.
지난 22일 아마존에 공개된 미드 <홈커밍> 시즌2는 지난 시즌의 중심 인물 줄리아 로버츠와 샘 에스마일 대신(제작자로만 참여), <히든 피규어스>와 <문라이트>의 자넬 모네, <루머 루머>의 카일 패트릭 알바레스가 합류하고 월터 역의 스테판 제임스와 오드리 역의 홍차우가 계속 출연해 하이디발 폭풍이 몰아친 후 가이스트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에도 기억을 잃은 인물을 극의 중심에 세운다. 버려진 듯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보트 안에서 한 여성(자넬 모네)이 깨어나면서 수수께끼의 여행이 시작된다. 아무런 기억이 없는 여성은 옷 속 소지품을 확인하고 자신의 이름(재키)과 신분(군인)을 추측해 희미한 단서를 조합해 행적을 거슬러 올라간다. 기억은 백지상태였지만 감각만은 날카롭고 곧 중요한 열쇠가 될지도 모르는 사람을 발견한다. 몰래 뒤를 밟고 따라오던 곳이 거대한 농장 한쪽에 우뚝 솟은 가이스트 본사 건물이다.
<홈커밍> 시즌2는 채널 모네로 시작해 릴레이를 하듯 이야기의 바통을 넘는다. 이 지점에서 시즌2에 대한 실망이 시작된다. 샘 에스마일의 <홈커밍>이 인물의 불안한 심리를 꽉 쥐고 미스터리를 서서히 좁혀간 데 비해 두 번째 시즌은 평이한 방식으로 패퇴한다. 가이스트 본사에서 기억을 잃은 재키를 오드리가 조사한 뒤(실제 이름은 알렉스였다), 사라진 기억이 친절하게 드러난다.
기억을 잃기 전 기업의 위기관리 매니저였던 알렉스는 연인 오드리 때문에 가이스트의 잠재적인 위협이 되는 월터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콜린(바비 카나베일)을 몰아내고 승승장구하던 오드리가 국방부의 관심을 모았던 문제의 프로젝트를 다시 진전시키려 한 상황에서 사라진 기억에 의문을 품은 월터가 가이스트에게 정보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해결사라고 해도 군인을 상대하기는 쉽지 않다. 알렉스는 월터가 가이스트에 대한 관심을 끌도록 대화로 설득하려다 실패하고 기억마저 잃은 것이다.
시즌2는 지난 시즌부터 느슨하게 시작돼 점차 가까워지고 새로운 이야기도 꺼내지만 예전에 매력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기억을 잃으면서 시작된 미스터리가 일찌감치 밝혀지고 많은 인물들에게 이야기가 분산되며 드라마는 빠르게 활력을 잃는다. 심리 스릴러를 보는 듯한 긴장감은 사라지고 인물의 심리는 표면적으로만 나타난다. 샘 에스마일의 시각적 과잉이 주는 재미도 없다. 특히 난투극 같은 결말에 이르기까지 월터와 알렉스에 대한 탐구가 부족해 충격보다 황당한 마음이 크다. 기억을 잃은 자의 분노와 공포, 고통을 더 보여줘야 하지 않았을까. (6/10)
https://blog.naver.com/uri000/221628279700 줄리아 로버츠가 처음으로 TV 시리즈 주연을 맡았다. 동명의 팟캐스트를 원작으로 사회복지사 하이디.blo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