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항소심, 규정상 원심 직권 파기하면서도 형량 유지 ‘뜻밖의 불행을 초래할 수 있는 범죄’ 엄중 처벌해야
[사설] 윤창호법 위헌? ‘음주운전자 감형 없음'(CG)
원심 판결은 파기하지만 형량은 원심과 같습니다.”
대전지법의 한 형사항소합의재판부가 윤창호법의 일부 조항 위헌으로 인해 감형을 기대한 것으로 알려진 음주운전자에 대해 단호한 판단을 내려 주목된다.
4일 연합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A 씨(48)는 2019년 12월 1일 밤 혈중 알코올농도 0.110%의 술에 취한 채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충남 지역의 한 도로를 이동했다.
이 씨는 당시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택시를 들이받아 운전자를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2007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A 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상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1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명령도 받았다.
그에게는 음주운전으로 2회 이상 적발된 사람을 가중 처벌하는 윤창호법(도로교통법 148조의 2제1항)이 적용됐다.
음주운전(일러스트)
A 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선고 전인 지난해 11월 25일 헌법재판소가 도로교통법 148조 2제1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A 씨에 대한 원심은 직권 파기 대상이 됐다.
그러나 대전지법 형사항소5부(이경희 부장판사 최리지 장태관 판사)의 양형 판단은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었다. 사회봉사 등 명령사항도 마찬가지였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은 자신뿐만 아니라 무고한 타인에게 예기치 못한 불행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범죄라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한데다 교통사고를 내 결국 음주운전의 위험성이 구체적으로 현실화했다고 판결했다.
20년 10월 21 일 저녁, 대전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 0.171%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내, 1심에서 징역 1년 2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B(54) 씨도 감형 대상이 되지 않았다.
B 씨도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해 윤창호법의 적용을 받은 상태였다.
대전법원종합청사 전경
대전지법 형사항소5부는 과거이긴 하지만 징역형 집행유예를 포함해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으로 각각 두 번씩이나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며 규범의식이 희박한 상태로 보여 재범에 의한 비난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밝혔다.
법조계 관계자는 (윤창호법 일부 조항 위헌 이후) 이 조항을 적용받은 피고인들에 대해 대체로 2심에서 형량을 줄여 선고하는 경우는 있다면서도 원심의 형량이 어차피 양형 범위 안에 있었다면 대전지법 사례는 일벌백계 차원에서라도 좋은 판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2022-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