ᅵᅮ を르 지구를 바라보는 새로운 창문
▣ 주제가 있는 인공위성 이야기 (1)
중국의 유인 우주선 발사,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등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인류의 우주 도전사를 소개하는 고정란 ‘주제로 읽는 인공위성 이야기’를 마련했다. 이 기사를 통해 기상, 방송, 첩보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인공위성과 유인우주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 주]
1992년 8월 11일은 무슨 날이었을까요?이 날짜의 신문을 찾아보면 한국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가 발사되었다는 기사가 실려 있을 것입니다. 한국 시각으로는 8월 11일 아침 8시였고, 국제 표준시로는 8월 10일 밤 11시경이었습니다. 당시 한국 방송국에서는 우리별 1호 발사 장면을 생중계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별 1호 위성은 유럽의 발사체인 아리안 4호 로켓에 실려 남미 기아나의 쿠르우주센터에서 발사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당시 우리 별의 위성은 로켓의 주화물, 즉 일등객이 아니라 주화물 옆에 살짝 붙어 올라가는 부차적인 화물이었습니다.
그럼 이날 발사된 아리안 로켓의 주화물은 어떤 위성이었을까요. 토펙스/포세이돈이라는 이름의 실험용 저궤도 인공위성이었습니다. 토펙스/포세이돈은 두 대의 위성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하나의 위성명인데, 이를 공동 개발한 미국과 프랑스에서 각기 다른 이름을 하나로 묶어 그렇게 부르게 되었습니다.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위성이지만 기상학이나 지구 물리, 궤도 역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위성입니다. 토펙스(TOPEX)라는 이름은 TOPography EXperiment의 약자로 한국어로 말하면 지형학 실험이라는 뜻이 됩니다. 포세이돈은 잘 알려진 대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의 이름입니다.
이 위성의 임무가 해수면의 높이를 측정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은 지구 관측 위성으로 지형 관측 임무를 띠고 발사되었습니다. 그런데 육지 지형이 아니라 바다, 그것도 해저 지형이 아니라 시간에 따른 해수면의 높이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발사되었습니다.
그럼 왜 해수면의 높이를 알 필요가 있었을까요? 인공위성으로 측정한 해수면의 높이를 통해 어떤 사실을 알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기상이변을 논할 때마다 등장하는 ‘엘니뇨(El Nio)’ 또는 ‘라니냐(La Nia)’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엘니뇨’는 바닷물의 평균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 ‘라니냐’는 반대로 바닷물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 말들은 중남미 태평양 연안의 어부들이 바닷물이 비정상적으로 따뜻해지거나 차가워지는 현상을 가리켜 부르던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넓은 태평양 바다에서 나타나는 ‘엘니뇨’와 ‘라니냐’의 실체를 처음 볼 수 있었던 것이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이었습니다.
액체의 물을 가열하면 부피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여러분은 기억하실 겁니다. 수온이 높아지면 부피가 늘어나고 수온이 낮아지면 부피가 줄어들기 때문에 4C의 물이 가장 부피가 작다는 사실을 어디선가 배우거나 들어보셨을 겁니다. 바닷물의 경우에도 이 원리가 적용됩니다. 컵 속의 물에서는 이 변화가 매우 미약하기 때문에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바다에서는 해수면의 높이를 상승시키거나 하강시키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물론 그 변화는 그리 크지 않고 몇 센티미터의 해수면 높이의 변화를 일으킵니다. 바닷물의 수온이 높아지면의 높이가 오르고 반대로 온도가 낮아지면 해수면의 높이도 낮아지는 것입니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바닷물의 온도가 약 1C 변화하면 해수면의 높이는 약 4센티미터 변화합니다.
▲ (그림2) 토펙스/포세이돈 위성 관측 자료를 처리하여 얻은 1995년 9월과 1997년 9월의 바닷물 수온 분포도 ⓒ http://www.sciencetimes.co.kr/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은 이 몇 센티미터에 불과한 해수면의 높이 변화를 측정해 <그림 2>와 같이 바닷물의 수온 분포를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림 2>는 1995년 9월과 1997년 9월의 바닷물의 수온 분포를 나타낸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해수 온도가 일정했던 1995년과 달리 1997년에는 남북 아메리카 태평양 연안의 수온이 3C 이상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수온이 높아지는 현상을 엘니뇨, 낮아지는 현상을 라니냐라고 부르는 거죠.
그럼 도대체 지구 상공 1366킬로미터나 되는 곳에서 불과 몇 센티미터의 해수면의 높이 변화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또한 바다에는 파도가 계속 일어나고 있고 햇빛 때문에 바닷물이 가열되기도 하는데, 그것은 어떻게 처리하는 것일까요?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은 매우 짧은 파장을 가진 전파, 즉 극초단파를 지구 표면에 보내고 그것이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하여 위성과 해수면 사이의 거리를 조사합니다.
물론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먼저 위성의 고도가 정확히 얼마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수 센티미터의 해수면 높이의 변화를 측정하려면 그 높이의 변화보다 정확하게 위성의 고도를 알아야 합니다.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은 1,366킬로미터 상공에서 3센티미터의 미세한 고도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약 45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정밀도입니다.
잠깐 기다려.고도가 바뀌나요? 1366킬로미터 상공에 그대로 떠 있는 것이 아닙니까? 그럼 위성이 위아래로 움직인다는 건가요?그렇습니다. 주기적으로 조정해 주지 않으면 위성의 고도는 원래 높이에서 위아래로 계속 바뀝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고도 약 2만 킬로미터 이하의 위성에서는 지표 높이의 불규칙성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림3) 지구 표면 높이의 불규칙성을 과장하여 나타낸 그림
<그림 3>을 봐 주세요. <그림 3>은 지표면의 불규칙한 높이 변화를 과장해서 그린 것입니다. 항상 둥근 지구만을 생각하셨던 분들에게는 색다른 그림이 될 것입니다. 이 그림에서 녹색으로 나타난 부분이 지표면의 평균 높이에 해당하며 붉고 진한 분홍색으로 갈수록 지표면이 높아지는 곳입니다.
반대로 파란색이고 보라색 부분은 평균 지표면보다 높이가 낮은 곳입니다. 이렇게 지표면의 높이가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있기 때문에 지구 중력 차이가 생겨 위성의 고도 변화를 유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상에서는 이러한 특징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측정한 데이터를 지상에서 처리할 때 이로 인한 오차를 보정할 수 있습니다.
4500만분의 1이라는 매우 정확한 위치 정확도를 얻기 위해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은 우주용 GPS 수신기와 DORIS(드리스)라는 이름의 항법 신호 수신기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GPS 수신기는 항법 신호 위성인 GPS 위성의 신호를 받아 현재 위치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GPS 위성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DORIS도 GPS 위성과 비슷한 항법 신호를 발생하는 장치인데 GPS 위성을 지상에 고정시켰다고 보시면 됩니다. 위성 DORIS 수신기는 전 세계 수십 곳에 퍼져 있는 DORIS 송신기의 항법 신호를 수신하여 위성의 위치를 파악합니다.
DORIS가 GPS와 다른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DORIS에서는 항법신호 송신기가 지상에 설치되어 하늘을 향해 전파를 송신하기 때문에 지상에서는 신호를 수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GPS에서는 전파의 왕복 거리를 직접 측정하는 반면, DORIS에서는 위성으로부터 수신하는 전파의 도플러 효과를 측정해 위성의 궤도를 계산한다는 점입니다.
위성의 위치를 파악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전파나 레이저 광선을 보내서 그 왕복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 레이더로 추적하는 방법, 광학 망원경으로 촬영하는 방법, 그리고 도플러 효과를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 (그림4) DORIS 시스템의 지상 비콘 송신소 ⓒ http://www.sciencetimes.co.kr/
이렇게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고는 있지만 공통적인 것은 위성추적의 기준이 되는 지상추적소나 전파송신소의 위치를 먼저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정지궤도 위성의 경우 한 곳의 추적소만으로도 24시간 추적할 수 있지만 토펙스/포세이돈과 같은 저궤도 위성은 전 지구 표면을 돌고 있기 때문에 이들 궤도를 정확하게 추적하기 위해서는 지상 추적소가 전 지구 곳곳에 넓게 분포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림 4>에 표시된 붉은 점이, 전세계에 퍼지고 있는 DORIS 전파 송신소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GPS와 DORIS 수신기를 사용하여 항법 신호를 수신한 후에는 보다 정밀한 위치 결정을 위해 후처리 보정 작업을 수행합니다. 후처리 보정 작업은 대개 소프트웨어로 처리하게 되는데, 여러 측정 데이터를 모아 특히 오차가 큰 데이터는 버리고 측정이 잘 된 것만 골라 복잡한 컴퓨터 처리 과정을 거쳐 최종 측정 결과를 이끌어냅니다.
앞서 언급한 파도에 의한 높이 변화나 태양광에 의한 변화도 이 과정에서 소프트웨어적으로 보정하게 됩니다. 즉, 같은 지역을 측정한 여러 데이터를 비교하여 파도에 의한 것으로 판단되는 것은 제거하고 잔잔할 때라고 생각되는 자료만을 사용하게 됩니다.
또한 매일 같은 시간대의 측정치를 비교하면 햇빛에 의한 높이 변화 효과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해수면의 온도 변화에 따른 높이 변화만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햇볕에 의한 온도 상승은 바닷물의 매우 얕은 곳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체적인 해수면 높이 변화를 유발할 정도는 아닙니다.
2003년 12월 현재 예상 운용수명의 2배가 넘는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은 그 임무를 후속 위성인 JASON-1(제이슨-1)에게 넘겨주고 서서히 퇴역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은 우리에게 ‘엘니뇨’와 ‘라니냐’를 보여줬지만 그것이 발생하는 원인까지 알려준 것은 아닙니다.
기상학과 지구물리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그 원인을 찾는 데에만 그 역할을 할 것이다
ᅵᅮ を르 지구를 바라보는 새로운 창문
▣ 주제가 있는 인공위성 이야기 (1)
중국의 유인 우주선 발사,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등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인류의 우주 도전사를 소개하는 고정란 ‘주제로 읽는 인공위성 이야기’를 마련했다. 이 기사를 통해 기상, 방송, 첩보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인공위성과 유인우주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 주]
1992년 8월 11일은 무슨 날이었을까요?이 날짜의 신문을 찾아보면 한국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가 발사되었다는 기사가 실려 있을 것입니다. 한국 시각으로는 8월 11일 아침 8시였고, 국제 표준시로는 8월 10일 밤 11시경이었습니다. 당시 한국 방송국에서는 우리별 1호 발사 장면을 생중계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별 1호 위성은 유럽의 발사체인 아리안 4호 로켓에 실려 남미 기아나의 쿠르우주센터에서 발사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당시 우리 별의 위성은 로켓의 주화물, 즉 일등객이 아니라 주화물 옆에 살짝 붙어 올라가는 부차적인 화물이었습니다.
그럼 이날 발사된 아리안 로켓의 주화물은 어떤 위성이었을까요. 토펙스/포세이돈이라는 이름의 실험용 저궤도 인공위성이었습니다. 토펙스/포세이돈은 두 대의 위성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하나의 위성명인데, 이를 공동 개발한 미국과 프랑스에서 각기 다른 이름을 하나로 묶어 그렇게 부르게 되었습니다.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위성이지만 기상학이나 지구 물리, 궤도 역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위성입니다. 토펙스(TOPEX)라는 이름은 TOPography EXperiment의 약자로 한국어로 말하면 지형학 실험이라는 뜻이 됩니다. 포세이돈은 잘 알려진 대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의 이름입니다.
이 위성의 임무가 해수면의 높이를 측정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은 지구 관측 위성으로 지형 관측 임무를 띠고 발사되었습니다. 그런데 육지 지형이 아니라 바다, 그것도 해저 지형이 아니라 시간에 따른 해수면의 높이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발사되었습니다.
그럼 왜 해수면의 높이를 알 필요가 있었을까요? 인공위성으로 측정한 해수면의 높이를 통해 어떤 사실을 알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기상이변을 논할 때마다 등장하는 ‘엘니뇨(El Nio)’ 또는 ‘라니냐(La Nia)’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엘니뇨’는 바닷물의 평균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 ‘라니냐’는 반대로 바닷물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 말들은 중남미 태평양 연안의 어부들이 바닷물이 비정상적으로 따뜻해지거나 차가워지는 현상을 가리켜 부르던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넓은 태평양 바다에서 나타나는 ‘엘니뇨’와 ‘라니냐’의 실체를 처음 볼 수 있었던 것이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이었습니다.
액체의 물을 가열하면 부피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여러분은 기억하실 겁니다. 수온이 높아지면 부피가 늘어나고 수온이 낮아지면 부피가 줄어들기 때문에 4C의 물이 가장 부피가 작다는 사실을 어디선가 배우거나 들어보셨을 겁니다. 바닷물의 경우에도 이 원리가 적용됩니다. 컵 속의 물에서는 이 변화가 매우 미약하기 때문에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바다에서는 해수면의 높이를 상승시키거나 하강시키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물론 그 변화는 그리 크지 않고 몇 센티미터의 해수면 높이의 변화를 일으킵니다. 바닷물의 수온이 높아지면의 높이가 오르고 반대로 온도가 낮아지면 해수면의 높이도 낮아지는 것입니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바닷물의 온도가 약 1C 변화하면 해수면의 높이는 약 4센티미터 변화합니다.
▲ (그림2) 토펙스/포세이돈 위성 관측 자료를 처리하여 얻은 1995년 9월과 1997년 9월의 바닷물 수온 분포도 ⓒ http://www.sciencetimes.co.kr/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은 이 몇 센티미터에 불과한 해수면의 높이 변화를 측정해 <그림 2>와 같이 바닷물의 수온 분포를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림 2>는 1995년 9월과 1997년 9월의 바닷물의 수온 분포를 나타낸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해수 온도가 일정했던 1995년과 달리 1997년에는 남북 아메리카 태평양 연안의 수온이 3C 이상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수온이 높아지는 현상을 엘니뇨, 낮아지는 현상을 라니냐라고 부르는 거죠.
그럼 도대체 지구 상공 1366킬로미터나 되는 곳에서 불과 몇 센티미터의 해수면의 높이 변화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또한 바다에는 파도가 계속 일어나고 있고 햇빛 때문에 바닷물이 가열되기도 하는데, 그것은 어떻게 처리하는 것일까요?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은 매우 짧은 파장을 가진 전파, 즉 극초단파를 지구 표면에 보내고 그것이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하여 위성과 해수면 사이의 거리를 조사합니다.
물론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먼저 위성의 고도가 정확히 얼마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수 센티미터의 해수면 높이의 변화를 측정하려면 그 높이의 변화보다 정확하게 위성의 고도를 알아야 합니다.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은 1,366킬로미터 상공에서 3센티미터의 미세한 고도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약 45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정밀도입니다.
잠깐 기다려.고도가 바뀌나요? 1366킬로미터 상공에 그대로 떠 있는 것이 아닙니까? 그럼 위성이 위아래로 움직인다는 건가요?그렇습니다. 주기적으로 조정해 주지 않으면 위성의 고도는 원래 높이에서 위아래로 계속 바뀝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고도 약 2만 킬로미터 이하의 위성에서는 지표 높이의 불규칙성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림3) 지구 표면 높이의 불규칙성을 과장하여 나타낸 그림
<그림 3>을 봐 주세요. <그림 3>은 지표면의 불규칙한 높이 변화를 과장해서 그린 것입니다. 항상 둥근 지구만을 생각하셨던 분들에게는 색다른 그림이 될 것입니다. 이 그림에서 녹색으로 나타난 부분이 지표면의 평균 높이에 해당하며 붉고 진한 분홍색으로 갈수록 지표면이 높아지는 곳입니다.
반대로 파란색이고 보라색 부분은 평균 지표면보다 높이가 낮은 곳입니다. 이렇게 지표면의 높이가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있기 때문에 지구 중력 차이가 생겨 위성의 고도 변화를 유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상에서는 이러한 특징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측정한 데이터를 지상에서 처리할 때 이로 인한 오차를 보정할 수 있습니다.
4500만분의 1이라는 매우 정확한 위치 정확도를 얻기 위해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은 우주용 GPS 수신기와 DORIS(드리스)라는 이름의 항법 신호 수신기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GPS 수신기는 항법 신호 위성인 GPS 위성의 신호를 받아 현재 위치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GPS 위성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DORIS도 GPS 위성과 비슷한 항법 신호를 발생하는 장치인데 GPS 위성을 지상에 고정시켰다고 보시면 됩니다. 위성 DORIS 수신기는 전 세계 수십 곳에 퍼져 있는 DORIS 송신기의 항법 신호를 수신하여 위성의 위치를 파악합니다.
DORIS가 GPS와 다른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DORIS에서는 항법신호 송신기가 지상에 설치되어 하늘을 향해 전파를 송신하기 때문에 지상에서는 신호를 수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GPS에서는 전파의 왕복 거리를 직접 측정하는 반면, DORIS에서는 위성으로부터 수신하는 전파의 도플러 효과를 측정해 위성의 궤도를 계산한다는 점입니다.
위성의 위치를 파악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전파나 레이저 광선을 보내서 그 왕복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 레이더로 추적하는 방법, 광학 망원경으로 촬영하는 방법, 그리고 도플러 효과를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 (그림4) DORIS 시스템의 지상 비콘 송신소 ⓒ http://www.sciencetimes.co.kr/
이렇게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고는 있지만 공통적인 것은 위성추적의 기준이 되는 지상추적소나 전파송신소의 위치를 먼저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정지궤도 위성의 경우 한 곳의 추적소만으로도 24시간 추적할 수 있지만 토펙스/포세이돈과 같은 저궤도 위성은 전 지구 표면을 돌고 있기 때문에 이들 궤도를 정확하게 추적하기 위해서는 지상 추적소가 전 지구 곳곳에 넓게 분포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림 4>에 표시된 붉은 점이, 전세계에 퍼지고 있는 DORIS 전파 송신소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GPS와 DORIS 수신기를 사용하여 항법 신호를 수신한 후에는 보다 정밀한 위치 결정을 위해 후처리 보정 작업을 수행합니다. 후처리 보정 작업은 대개 소프트웨어로 처리하게 되는데, 여러 측정 데이터를 모아 특히 오차가 큰 데이터는 버리고 측정이 잘 된 것만 골라 복잡한 컴퓨터 처리 과정을 거쳐 최종 측정 결과를 이끌어냅니다.
앞서 언급한 파도에 의한 높이 변화나 태양광에 의한 변화도 이 과정에서 소프트웨어적으로 보정하게 됩니다. 즉, 같은 지역을 측정한 여러 데이터를 비교하여 파도에 의한 것으로 판단되는 것은 제거하고 잔잔할 때라고 생각되는 자료만을 사용하게 됩니다.
또한 매일 같은 시간대의 측정치를 비교하면 햇빛에 의한 높이 변화 효과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해수면의 온도 변화에 따른 높이 변화만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햇볕에 의한 온도 상승은 바닷물의 매우 얕은 곳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체적인 해수면 높이 변화를 유발할 정도는 아닙니다.
2003년 12월 현재 예상 운용수명의 2배가 넘는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은 그 임무를 후속 위성인 JASON-1(제이슨-1)에게 넘겨주고 서서히 퇴역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토펙스/포세이돈 위성은 우리에게 ‘엘니뇨’와 ‘라니냐’를 보여줬지만 그것이 발생하는 원인까지 알려준 것은 아닙니다.
기상학과 지구물리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그 원인을 찾는 데에만 그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