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농양은 너무 아파, 그리고 나는 너무 미련이 있어.

시작은 2월 6일경이었다. 이때 날씨가 너무 좋다고 해서 봄자켓을 입었는데 미세먼지가 가득 낀 햇살이 하나도 없는 하루였다.

밖을 돌아다니며 가져온 얇은 목도리를 두었는데 안에 옷도 브이넥을 입고 계속 추웠던 것 같다.

그 다음날부터는 목이 붓고 아프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다음날도 술을 마시면서 통증을 마비시키고,

그 다음날에는 주독을 줄여야 한다며 아침 일찍 자전거 라이딩을 해왔다.

이때 찬바람을 맞아서 상태가 심해진 것 같아서

그래서 일차적으로 병원에 갔는데 목이 부었다고만 듣고 간단한 약을 처방받았다.

지난 겨울에도 편도선 농양이 걸려 있어서 마침 그 상태의 초기 버전이라고 느낄 수 있었는데, 그때 다니던 병원을 아직 다니는 중이어서 농양이 맞다면 의사의 샘이 바로 발견했다고 믿었던 것 같다.

아침에 미열이 있고, 밤과 아침이 되면 아파서 벌써 코로나인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하지만 병원에서 증상이 코로나19가 아니라며 일단 말없이 지켜봤다.이때는 뭔가 무서워서 운동 급중단 자전거 수영 헬스장 전부 중단 집에서 밥을 많이 먹고 약을 먹고 요양만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를 받으러 갈까 밤새 검색을 했다.

그러나 약이 너무 잘 들어 약을 먹을 때는 완전히 좋아졌고, 또 저녁과 아침이 되면 목이 부었다.그리고 의사 샘도 열은 없고 편도선이 부어 있어서 감기라고 하셨다.

결정적으로는 아주 잘 먹었습니다. 미각후각이 아주 좋은 보통 사람보다 더 잘먹어 ㅜ

이때는 좀~~~~~~~~~~~~~~~~~~~~~~~~

설날이라서 또 술····

여기까지가 2월 13일의 이야기다.

그래서 일주일 동안 농양이 내 오른쪽 편도선에서 쭉쭉 퍼져나가는 동안 술을 미친 듯이 마셨다.

18일에도 술을 많이 마시고

20일 토요일에도 술…

이날은 정말 아팠다.

사실 술 먹을 때 아프면 술 안 먹는데 낮~저녁에는 거짓말처럼 아무렇지도 않아 침도 잘 삼키고 목이 부은 느낌도 없고.

그래서 술을 마시는 거구나.

하지만 밤이 되면 증상이 심해지고 목이 붓기 때문에 잘 때 코를 골았다.

아침에는 입이 벌어지지 않고 결석한 것처럼 뭔가가 목에 걸렸지만 아무리 봐도 결석은 보이지 않고 아침에 열이 조금 났다.침을 삼키기가 너무 힘들었어.

근데 밥 먹을 힘은 있는 내가 너무 싫었어.아침 잘 먹고 낮잠도 푹 자.

병원 두 번째 갔을 때 약을 세게 받고 약은 잘 먹었지만 다시 3시간 뒤면 아프기 시작한다.

편도선이 비대해져 이렇게 아픈가 싶어 이날은 편도선 제거 수술을 많이 검색했고, 바로 수술하자는 마음에 상담 신청도 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나는 운동을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이었나?

아무래도 먹고 운동을 쉬면 불안감이 있는 것 같아.

일요일은 정말 쉬려고 했는데 친구가 자전거 타러 가자고..

또 실행력이 대단한 친구라서 바로 예약까지 해버려서 아라뱃길로 출동..

중간에 혼자 라이딩온 아빠도 만나고 간식도 뺏어먹고

우리끼리 3시간을 달렸다.(아라뱃길 라이딩은 첫 울음소리)

나는 무거운 전기자전거를 보통 5~6시간씩 타니까 하이브리드 자전거가 너무 팔려서 놀랐는데 친구들은 내가 뛰어다녀서 깜짝 놀랐다고 해.

자존심 상해서 나랑 다시는 같이 안 탄다고 했잖아.ㅎㅎㅎㅎㅎㅎ

편도농양에 주사기를 푹 찔러 농양을 뽑았다. 눈물이 찔끔찔끔…

그래도 잘하는 이비인후과에 다니길 잘했다.보통 동네 병원은 농양을 뽑을 곳이 별로 없으니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한다고 들었다.이쪽은 주사기로 뽑아주시면 3번만에 발견됐는데…믿겠습니다.•••

눈물이 나고 갑자기 열이 나고 너무 아픈 느낌.

의사는 주사기의 피와 섞인 내 농양을 여러번 봤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수액 받고 가라고 하셔서 출근 30분 전에 급하게 일정 변경.

수액을 맞으면서 오랜만에 푹 잤다.

3주동안 밤새도록 잠을 설쳤어. 내 코골이에 깼거든.ㅎㅎㅎㅎㅎㅎㅎㅎㅎ

수액을 2시간 반 받고 학원에 가자 모든 학생들이 “샘농양을 따왔다면서요” “선생님 링거를 맞고 왔다면서요”라며 아는 척했다.

게다가 오늘 처음 등록한 학생이라도 나의 편도농양 소식을 알고 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자기들끼리 공부하니까 좀 쉬라고 해서 감동받았어.많이 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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