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지금의 아내와 연애를 시작했다. 우리는 서울과 천안을 오가며 만났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매일 만나기는 힘들었어. 대신 일요일은 완전히 서로 시간을 보내고 함께 데이트를 즐겼다.
집이 떨어져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장거리 운전도 하게 됐다. 가끔 운전할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지금 내가 타고 있는 차가 자율주행차라면 얼마나 좋을까.’
자율주행차라면 장거리 이동하는 동안에도 그녀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고, 함께 맛있는 것을 먹을 수도 있을 것이고, 피곤하면 조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운전대를 잡고는 볼 수 없는 주변 광경에 집중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휴대폰 앱에 정리할 수도 있다. 이것저것 생각해보면 결국 자율주행차는 사람들의 삶을 더 편리하고 시간을 더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그러나 아직 자율주행차는 한국에 발을 들여놓기 어려워 보인다. 기술의 발전은 이뤄지고 있지만 그에 맞춰 법과 제도가 정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6월 29일자 매일경제신문에는 ‘레벨3 자율주행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요지는 이렇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자율주행차 관련 법과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다른 나라에 비해 발전이 더딜 수 있다는 내용이다.
자율주행 레벨3는 조건부 자율주행 단계지만 차량이 교통신호를 파악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바로 목적지를 설정해 놓으면 알아서 차가 움직이는 것이다. 미국과 독일, 중국에서는 레벨3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법규를 마련하고 완성차 업체들도 출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은 점점 뒤처지는 모습이다.
신문에는 한국 완성차 업체 임원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우리나라는 레벨3를 넘어 레벨4 이상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운행이 가능할 정도이며 레벨3 이상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위한 운전자와 도로, 자동차보험 관련법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이 발전한다고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법과 제도도 보조를 맞춰나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자율주행차가 나온다고 해서 내가 바로 구매해서 쓰는 건 아니지만 기술 발전에 따른 혜택을 많은 사람들에게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하루빨리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법과 제도가 정비되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