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4일 징글, 나무위키프리터, 이정룡

사채업자 우도에서 우울해 하면서 글을 쓰는 애가 있었는데 매일 블로그에 지겹다는 느낌도 들고…

https://m.blog.naver.com/hang2chaa/2207622527531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오늘 하루를 능률적으로 보낸다면… 이 답답함… m.blog.naver.com 이게 저 프리터 편이야.대부업체 우도를 만난 지 2년은 지났을 텐데 달라진 게 없고 나이 들었을 뿐이다. 대박 내 나이대의 다른 애들은 나처럼 살지 않는데.

그리고 프리터가 생각난 김에 읽어본 나무위키프리터 문서, 읽은 소감은… 역시 나는 사회에 무임승차하려는 인간의 말씨쓰레기구나 싶다.

선진국이 될수록 나타나는 것이 바로 프리터족이다. 대충 일해도 먹고 살 수 있으니까다. 현대 선진국은 다이어트 산업이 발달할수록 굶어 죽을 걱정은 없어졌지만 과거에는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먹고 살려면’ 꼭 일을 해야 했다. 한국도 빈국이었던 시절에는 독일 광부 모집에 열광하며 달려갈 정도였다. 그때는 일자리 자체도 없었지만 마치 지금 한국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을 감수하면서까지 한국 청년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3D 업종에서 일하려는 외국인 노동자들 같다. 한국으로 시집간 후진국 여성의 고향에 가보면 마음이 이해되지만 전기도 없고 주변이 황량해 일할 곳도 놀 곳도 없다. 먹고 살기 위해 결혼한다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일자리가 넘쳐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만으로도 굶어죽을 걱정은 없다. 주변에 흩어진 것이 편의점이고 편의점은 ‘폐기’ 음식을 먹을 수 있는데, 그런 후진국 사람들에게는 그 폐기 음식조차 진수성찬이나 다름없다. 일자리가 많고 대충 일해도 굶어 죽을 염려가 없으니 결혼을 꿈꾸지 말고 자기 인생 조용히 즐기며 살기를 택했다면 오히려 프리터족이 옳다.

어르신들은 ‘의지 드립’을 펼치는데 그때와 처한 상황이 다르다. 일단 인프라가 깔려 있어야 다양한 일자리가 생기는데 우리나라도 빈국시대에는 그저 황량하고 고속도로 건설도 부유층만 타고 다니는 것이라며 반대할 정도로 늦었으니 조금만 일하고 먹고 살 길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농업 국가였기 때문에 농사를 좀 소홀히 하면서 먹고 살 수는 없었다. 꾸준히 박세에 일해야 겨우 봄철을 면할 수 있었다. 즉 이들이 뭔가 특출한 의지를 갖고 있는 깃발보다 그대로 당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방법 외에는 달리 존재하지 않았을 뿐이다. 대충 몇 시간 건성으로 일하고 베짱이처럼 살 수 있는 환경이 전혀 없었다. 또 당시에는 주위가 황량해 따로 놀 생각도 없었다. 밤이 되면 캄캄한 암흑의 땅이었는데 그냥 낮에 박새로 일하고 밤에 자는 일개미 같은 삶이었다. 그러나 풍요로워진 현대사회에서는 주위를 둘러보면 PC방 알바, 동네 편의점 알바 등 그냥 잠시 일해도 먹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밤에 유흥가들을 둘러보면 밝고 온갖 놀거리가 넘쳐나 그에 맞게 최적화됐을 뿐이다.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놀면서 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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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묵시록 카이지의 주인공인 카이지는 프리터로 설정되어 있지만, 영화판 카이지에서는 평돌이에서 살고 있는 카이지를 엔도가 찾아가 자극해 방탕하게 살고 있는 카이지의 자존심을 자극한다. 카이지는 흥분해서 말을 더듬으며 지금은 준비 중이라며 나중에 성공할 것이라고 하자 엔도가 매일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언젠가 된다면서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니 어느새 나이가 서른이 가까워졌다고 조롱하고 정곡을 찌르자 입이 다물어진 카이지는 끝내 눈물을 흘린다.기타노 다케시 주연의 영화 ‘다케시즈’에서 다케시는 50대 중반의 나이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 나가 틈틈이 배우 오디션을 보고 단역으로 생활하며 배우의 희망을 가진 프리터로 그려져 있다. 다케시는 후배 개그맨들 중에 프리터 생활을 하면서 개그맨의 꿈을 이어가는 후배들을 생각하며 캐릭터를 설정했다고 하는데 그렇게 프리터로 설정된 주인공은 편의점 직원으로 나와 있다.

카이지 보면 프리터 받을 만하니까 하는 걸 알 수 있어. 인간은 ‘적응의 동물’과 육군훈련소 입소자가 그렇듯 방탕하게 살던 카이지도 정작 고된 늙음이 편해 보일 정도의 가혹한 환경인 제애그룹 지하노역장에서는 또 열심히 일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카이지는 카운터에 앉아 졸고 청소도 슬슬 하면서 마치 타고난 게으름뱅이처럼 게으르고 타성에 젖어 보이지만 친구의 빚 보증이 잘못 서는 바람에(…)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몰리자 어느새 ‘최고의 부지런한 카이지’로 돌변하고 있었다. 군대에서 못 견디더라도 막상 다가오면 다 하듯이. 심지어 목숨을 건 고층빌딩 외발보행 게임에 참여해 완전 연소까지 한다. 동기부여가 되면 모든 것을 내던지고 성공 후 처음으로 뭔가를 해냈다며 감격하고 절규할 정도로 기뻐한다.

카이지가 평돌이 시절엔 질렸을 닭꼬치와 캔맥주가 제애그룹 지하노역장에서는 월급날 사먹는 특별 보상이었지만 “악마적인 맛”이라고 절규한다. 과거 가난했던 시절에는 그렇게 먹고살기 위해 중노동을 해야 했다. 전화위복하듯 친구의 빚보증을 계기로 우연히 재애그룹과 얽혀 대박을 터뜨리며 운 좋게 한의사의 인생역전에 성공하지만 만약 카이지에게 그런 기회가 오지 않았다면 50대 타케시가 미래의 카이지로 계속 평돌이로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카이지는 지나가던 커플 여성을 힐끗 쳐다봤고, 기분이 나쁘면 여성이 짜증을 낼 정도로 모태솔로였기 때문에 편의점 월급으로도 그럭저럭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는 살 수 있었다. 특히 헨젤과 그레텔 제과점 같은 편의점에서 일하기 때문에 적어도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보릿고개 시절에는 밥이라도 챙겨주는 제애그룹 지하노동사무소가 돼도 부러워하는 복지였기에 ‘제애그룹 지하노동사무소 버전의 카이지’처럼 풀뿌리라도 먹기 위해 끈질기게 일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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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은둔형 외톨이도 주거 걱정은 하지 않는 것처럼 주거 걱정 없는 프리터는 반쯤 먹고 들어가는 셈이다.

그나마 프리터는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최소한의 사회생활이라도 하고 용돈이라도 벌 것이고, 처음부터 한 단계 더 진화한 은둔형 외톨이의 등장도 일하지 않고도 먹고사는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뒤집어 보면 과거에는 열심히 뼈를 깎듯이 일해도 굶주린 배를 안고 봄고비를 겪은 배경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적당히 일하고 놀고 먹는 프리터족이나 아예 일 자체도 하지 않고 놀면서도 배부른 은둔형 외톨이의 등장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영화 김씨 표류기의 여자 김씨도 은둔형 외톨이이지만 부모와 함께 살아 집안 문제도 없고 부모가 나서서 돈을 벌어 끼니를 챙겨주니 굶어 죽을 걱정도 없다. KBS 추적 60분에 나온 은둔형 외톨이 사건도 모두 부모가 커버해주고 있었다. 빈둥거리는 아들을 한 엄마가 음식점에 나가 일하면서 벌어온 돈으로 메울 수 있을 정도로 경제가 발전했으니 가능한 것이다. 농업국가 시대에는 자녀가 너무 많아 부모가 자녀를 모두 커버하기 어렵지만 자녀가 하나둘 있는 현대 시대에는 부모가 다 커버하는데 캥거루족이나 마마보이까지 태어났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일을 하지 않고 집안에 틀어박혀 있어도 생활이 가능한 시대니 어떻게 보면 이들에 비하면 아르바이트라도 하는 프리터족은 양반인 셈이다. 히키코모리가 워낙 방안에 있으면 지루하고 쓸쓸하기 때문에 잠시 바람을 쐬고 사람 구경에 잠깐 일하는 개념으로 프리터로 전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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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TV가 유희의 전부였던 시절에는 혼자 방안에 있는 것은 교도소의 ‘혼방’ 생활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컴퓨터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작은 방에서도 무한한 재미와 자유를 느낄 수 있게 됐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발달로 사회적 동물로서의 욕구도 충족 가능하며 김씨 표류기의 여자 김씨는 물론 추적 60분에 나온 은둔형 외톨이도 싸이월드를 통해 외부와 소통하고 있었다. 하루 종일 인터넷 커뮤니티를 들여다보고,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고, 야동을 보기 때문에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혼자 노는 환경이 조성됐다. 유튜브 90분간의 불통에 “답답하다”는 외침 기사를 보면 인터넷이 끊긴 것도 아니고, 기껏 유튜브 사이트 하나가 잠시 마비되자 네티즌들이 “그동안 유튜브에 중독됐는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불안해하며 사람들이 얼마나 유튜브에 의존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인터넷 바다 속에서 유튜브 하나만으로 무한한 재미를 느낄 수도 있어 잠시 나와 일하고 집에 가서 노는 프리터나 아예 집에서만 사는 은둔형 외톨이가 증가하는 배경이 된다. 게다가 인터넷 쇼핑의 발달로 해외 직구까지 가능해 클릭 한 번에 집까지 배송해준다. 물론 연인과 데이트하거나 회식을 좋아하는 취미라면 돈이 많이 깨지니까 돈을 열심히 벌어야 한다. 하지만 요즘은 게임중독이나 인터넷 중독자가 많고 이런 취미는 돈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혼자 조용히 컴퓨터를 하는 것이 삶의 즐거움이라면 유지비가 극히 절약돼 조금씩 일해도 먹고 즐기는 데는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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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피부에 와닿는 문제점은 삶이 불안정하고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프리터의 삶은 YOLO와도 깊은 관련이 있지만 현재 또는 단기간의 자유를 위해 미래와 미래를 포기하는 삶의 방식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생활이 불안정해진다. 아직 젊고 건강할 때는 프리터 생활을 하며 이곳저곳을 떠돌며 자유롭게 살 수도 있지만 젊음은 영원하지 않다. 또한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지만 프리터는 근본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프리터 생활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 불안정한 생활을 계속하다 보니 건강을 해치는 속도도 빨라지고 최악의 경우 노화와 건강 문제 등 인생에 큰 위기가 왔을 때를 대비하기 위한 자산이 없기 때문에 그대로 무너져 비참한 삶을 살 위험도 있다. 안정된 직장인조차 다양한 보험에 가입하는 등 철저히 대비하는 점을 상기해보자. 줄타기처럼 아슬아슬하게 버티다가 자칫 한 방에 훅 갈 위험이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같은 심각한 지병이 있다면 직장생활 자체로 지병을 키우는 것이 아닌 한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자살행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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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프리터족은 가라테 가라테처럼 그저 힘든 일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현실 도피적으로 프리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미래를 대비하지는 않는다.

사채업자 우도에서 우울해 하면서 글을 쓰는 애가 있었는데 매일 블로그에 지겹다는 느낌도 들고…

https://m.blog.naver.com/hang2chaa/2207622527531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오늘 하루를 능률적으로 보낸다면… 이 답답함… m.blog.naver.com 이게 저 프리터 편이야.대부업체 우도를 만난 지 2년은 지났을 텐데 달라진 게 없고 나이 들었을 뿐이다. 대박 내 나이대의 다른 애들은 나처럼 살지 않는데.

그리고 프리터가 생각난 김에 읽어본 나무위키프리터 문서, 읽은 소감은… 역시 나는 사회에 무임승차하려는 인간의 말씨쓰레기구나 싶다.

선진국이 될수록 나타나는 것이 바로 프리터족이다. 대충 일해도 먹고 살 수 있으니까다. 현대 선진국은 다이어트 산업이 발달할수록 굶어 죽을 걱정은 없어졌지만 과거에는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먹고 살려면’ 꼭 일을 해야 했다. 한국도 빈국이었던 시절에는 독일 광부 모집에 열광하며 달려갈 정도였다. 그때는 일자리 자체도 없었지만 마치 지금 한국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을 감수하면서까지 한국 청년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3D 업종에서 일하려는 외국인 노동자들 같다. 한국으로 시집간 후진국 여성의 고향에 가보면 마음이 이해되지만 전기도 없고 주변이 황량해 일할 곳도 놀 곳도 없다. 먹고 살기 위해 결혼한다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일자리가 넘쳐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만으로도 굶어죽을 걱정은 없다. 주변에 흩어진 것이 편의점이고 편의점은 ‘폐기’ 음식을 먹을 수 있는데, 그런 후진국 사람들에게는 그 폐기 음식조차 진수성찬이나 다름없다. 일자리가 많고 대충 일해도 굶어 죽을 염려가 없으니 결혼을 꿈꾸지 말고 자기 인생 조용히 즐기며 살기를 택했다면 오히려 프리터족이 옳다.

어르신들은 ‘의지 드립’을 펼치는데 그때와 처한 상황이 다르다. 일단 인프라가 깔려 있어야 다양한 일자리가 생기는데 우리나라도 빈국시대에는 그저 황량하고 고속도로 건설도 부유층만 타고 다니는 것이라며 반대할 정도로 늦었으니 조금만 일하고 먹고 살 길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농업 국가였기 때문에 농사를 좀 소홀히 하면서 먹고 살 수는 없었다. 꾸준히 박세에 일해야 겨우 봄철을 면할 수 있었다. 즉 이들이 뭔가 특출한 의지를 갖고 있는 깃발보다 그대로 당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방법 외에는 달리 존재하지 않았을 뿐이다. 대충 몇 시간 건성으로 일하고 베짱이처럼 살 수 있는 환경이 전혀 없었다. 또 당시에는 주위가 황량해 따로 놀 생각도 없었다. 밤이 되면 캄캄한 암흑의 땅이었는데 그냥 낮에 박새로 일하고 밤에 자는 일개미 같은 삶이었다. 그러나 풍요로워진 현대사회에서는 주위를 둘러보면 PC방 알바, 동네 편의점 알바 등 그냥 잠시 일해도 먹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밤에 유흥가들을 둘러보면 밝고 온갖 놀거리가 넘쳐나 그에 맞게 최적화됐을 뿐이다.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놀면서 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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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묵시록 카이지의 주인공인 카이지는 프리터로 설정되어 있지만, 영화판 카이지에서는 평돌이에서 살고 있는 카이지를 엔도가 찾아가 자극해 방탕하게 살고 있는 카이지의 자존심을 자극한다. 카이지는 흥분해서 말을 더듬으며 지금은 준비 중이라며 나중에 성공할 것이라고 하자 엔도가 매일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언젠가 된다면서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니 어느새 나이가 서른이 가까워졌다고 조롱하고 정곡을 찌르자 입이 다물어진 카이지는 끝내 눈물을 흘린다.기타노 다케시 주연의 영화 ‘다케시즈’에서 다케시는 50대 중반의 나이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 나가 틈틈이 배우 오디션을 보고 단역으로 생활하며 배우의 희망을 가진 프리터로 그려져 있다. 다케시는 후배 개그맨들 중에 프리터 생활을 하면서 개그맨의 꿈을 이어가는 후배들을 생각하며 캐릭터를 설정했다고 하는데 그렇게 프리터로 설정된 주인공은 편의점 직원으로 나와 있다.

카이지 보면 프리터 받을 만하니까 하는 걸 알 수 있어. 인간은 ‘적응의 동물’과 육군훈련소 입소자가 그렇듯 방탕하게 살던 카이지도 정작 고된 늙음이 편해 보일 정도의 가혹한 환경인 제애그룹 지하노역장에서는 또 열심히 일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카이지는 카운터에 앉아 졸고 청소도 슬슬 하면서 마치 타고난 게으름뱅이처럼 게으르고 타성에 젖어 보이지만 친구의 빚 보증이 잘못 서는 바람에(…)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몰리자 어느새 ‘최고의 부지런한 카이지’로 돌변하고 있었다. 군대에서 못 견디더라도 막상 다가오면 다 하듯이. 심지어 목숨을 건 고층빌딩 외발보행 게임에 참여해 완전 연소까지 한다. 동기부여가 되면 모든 것을 내던지고 성공 후 처음으로 뭔가를 해냈다며 감격하고 절규할 정도로 기뻐한다.

카이지가 평돌이 시절엔 질렸을 닭꼬치와 캔맥주가 제애그룹 지하노역장에서는 월급날 사먹는 특별 보상이었지만 “악마적인 맛”이라고 절규한다. 과거 가난했던 시절에는 그렇게 먹고살기 위해 중노동을 해야 했다. 전화위복하듯 친구의 빚보증을 계기로 우연히 재애그룹과 얽혀 대박을 터뜨리며 운 좋게 한의사의 인생역전에 성공하지만 만약 카이지에게 그런 기회가 오지 않았다면 50대 타케시가 미래의 카이지로 계속 평돌이로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카이지는 지나가던 커플 여성을 힐끗 쳐다봤고, 기분이 나쁘면 여성이 짜증을 낼 정도로 모태솔로였기 때문에 편의점 월급으로도 그럭저럭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는 살 수 있었다. 특히 헨젤과 그레텔 제과점 같은 편의점에서 일하기 때문에 적어도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보릿고개 시절에는 밥이라도 챙겨주는 제애그룹 지하노동사무소가 돼도 부러워하는 복지였기에 ‘제애그룹 지하노동사무소 버전의 카이지’처럼 풀뿌리라도 먹기 위해 끈질기게 일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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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은둔형 외톨이도 주거 걱정은 하지 않는 것처럼 주거 걱정 없는 프리터는 반쯤 먹고 들어가는 셈이다.

그나마 프리터는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최소한의 사회생활이라도 하고 용돈이라도 벌 것이고, 처음부터 한 단계 더 진화한 은둔형 외톨이의 등장도 일하지 않고도 먹고사는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뒤집어 보면 과거에는 열심히 뼈를 깎듯이 일해도 굶주린 배를 안고 봄고비를 겪은 배경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적당히 일하고 놀고 먹는 프리터족이나 아예 일 자체도 하지 않고 놀면서도 배부른 은둔형 외톨이의 등장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영화 김씨 표류기의 여자 김씨도 은둔형 외톨이이지만 부모와 함께 살아 집안 문제도 없고 부모가 나서서 돈을 벌어 끼니를 챙겨주니 굶어 죽을 걱정도 없다. KBS 추적 60분에 나온 은둔형 외톨이 사건도 모두 부모가 커버해주고 있었다. 빈둥거리는 아들을 한 엄마가 음식점에 나가 일하면서 벌어온 돈으로 메울 수 있을 정도로 경제가 발전했으니 가능한 것이다. 농업국가 시대에는 자녀가 너무 많아 부모가 자녀를 모두 커버하기 어렵지만 자녀가 하나둘 있는 현대 시대에는 부모가 다 커버하는데 캥거루족이나 마마보이까지 태어났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일을 하지 않고 집안에 틀어박혀 있어도 생활이 가능한 시대니 어떻게 보면 이들에 비하면 아르바이트라도 하는 프리터족은 양반인 셈이다. 히키코모리가 워낙 방안에 있으면 지루하고 쓸쓸하기 때문에 잠시 바람을 쐬고 사람 구경에 잠깐 일하는 개념으로 프리터로 전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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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TV가 유희의 전부였던 시절에는 혼자 방안에 있는 것은 교도소의 ‘혼방’ 생활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컴퓨터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작은 방에서도 무한한 재미와 자유를 느낄 수 있게 됐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발달로 사회적 동물로서의 욕구도 충족 가능하며 김씨 표류기의 여자 김씨는 물론 추적 60분에 나온 은둔형 외톨이도 싸이월드를 통해 외부와 소통하고 있었다. 하루 종일 인터넷 커뮤니티를 들여다보고,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고, 야동을 보기 때문에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혼자 노는 환경이 조성됐다. 유튜브 90분간의 불통에 “답답하다”는 외침 기사를 보면 인터넷이 끊긴 것도 아니고, 기껏 유튜브 사이트 하나가 잠시 마비되자 네티즌들이 “그동안 유튜브에 중독됐는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불안해하며 사람들이 얼마나 유튜브에 의존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인터넷 바다 속에서 유튜브 하나만으로 무한한 재미를 느낄 수도 있어 잠시 나와 일하고 집에 가서 노는 프리터나 아예 집에서만 사는 은둔형 외톨이가 증가하는 배경이 된다. 게다가 인터넷 쇼핑의 발달로 해외 직구까지 가능해 클릭 한 번에 집까지 배송해준다. 물론 연인과 데이트하거나 회식을 좋아하는 취미라면 돈이 많이 깨지니까 돈을 열심히 벌어야 한다. 하지만 요즘은 게임중독이나 인터넷 중독자가 많고 이런 취미는 돈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혼자 조용히 컴퓨터를 하는 것이 삶의 즐거움이라면 유지비가 극히 절약돼 조금씩 일해도 먹고 즐기는 데는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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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피부에 와닿는 문제점은 삶이 불안정하고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프리터의 삶은 YOLO와도 깊은 관련이 있지만 현재 또는 단기간의 자유를 위해 미래와 미래를 포기하는 삶의 방식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생활이 불안정해진다. 아직 젊고 건강할 때는 프리터 생활을 하며 이곳저곳을 떠돌며 자유롭게 살 수도 있지만 젊음은 영원하지 않다. 또한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지만 프리터는 근본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프리터 생활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 불안정한 생활을 계속하다 보니 건강을 해치는 속도도 빨라지고 최악의 경우 노화와 건강 문제 등 인생에 큰 위기가 왔을 때를 대비하기 위한 자산이 없기 때문에 그대로 무너져 비참한 삶을 살 위험도 있다. 안정된 직장인조차 다양한 보험에 가입하는 등 철저히 대비하는 점을 상기해보자. 줄타기처럼 아슬아슬하게 버티다가 자칫 한 방에 훅 갈 위험이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같은 심각한 지병이 있다면 직장생활 자체로 지병을 키우는 것이 아닌 한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자살행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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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프리터족은 가라테 가라테처럼 그저 힘든 일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현실 도피적으로 프리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미래를 대비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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