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사쿠라지마 화산 폭발에 대해서

지구상에는 무려 1,670개의 화산들이 존재한다. 화산은 공룡을 멸종시킨 가장 유력한 용의자이며 자연재해 중 가장 위험한 재해로 간주되기도 한다. 화산은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일으키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부근에는 6억 인구가 살고 있다. 전 세계 10명 중 1명은 활화산 근처에 살고 있는 셈이다.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은 지구 반대편 나폴레옹을 패하고 세계 역사를 바꿔놓았다. 인근 승바와 섬 인구 중 26명만 남기고 대부분을 숨지게 했고 화산재가 성층권으로 날아가 태양을 가렸다. 차단된 태양 때문에 전 세계에는 이상기후와 흉년이 있었다. 분출하던 그해 전 세계에 여름이 사라졌다. 이 폭발로 최소 수십만명이 숨졌고 필리핀 피나투보산도 3년간 지구 기온을 1도 가까이 낮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끊임없이 화산을 사랑하고 있다. 화산 근처에는 화산재가 만들어 준 비옥한 토양이 있다. 이런 토양은 농업에 유리하게 만든다. 또 북유럽과 뉴질랜드는 화산을 이용한 지열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빈번하지는 않지만 화산이 폭발하면 매우 큰 위험에 노출된다. 이는 우리가 사용하는 원자력과 비슷하다. 착실히 안전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완전한 존재인 ‘원자력’은 ‘만일’일 경우 폭발하면 ‘재난’이 된다. 실제로 화산 폭발은 직접적인 피해보다 간접적인 피해가 큰 편이다. 예를 들어 화산재나 화산탄이 날아오는 경우도 있고 항공기나 교통수단이 오작동하는 경우도 있다. 분출 시 발생하는 유독가스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질식할 여지도 있다. 실제로 폭발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로 ‘폼페이’가 있는데, 대체로 화산보다는 이후 발생하는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크다. 일본 규슈 가고시마 현에서 폭발한 사쿠라지마는 8시 5분에 폭발했다. 기상청은 사쿠라지마 주변의 지각변동과 지진계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규모 분화가 임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1914년 1월 12일 사쿠라지마 대규모 분화에서는 지진이 동반되었는데, 이 지진으로 29명이 사망했다.

기상청은 사쿠라지마의 분화 경계 수준을 레벨 5로 끌어올렸는데, 이 경계 수준은 가장 높은 단계로 일본 전역 기준으로 2015년 구치노에라부 화선도 이후 두 번째다. 주말에 폭발한 이 화산은 전조 증상이 없었다. 때문에 대부분의 주민들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으며, 교토대 명예교수 이시하라 카즈히로에 따르면 구치노에라베 화산섬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다고 한다. 7월 18일에는 가고시마 축구 경기 중 화산이 폭발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화산이 폭발하는 장면이 이처럼 생생하게 일상으로 포착된 것은 왠지 마음이 이상하다. 사쿠라지마 화산은 화산 본체가 지름 20km에 이른다. 이 화산의 칼데라(화산 폭발로 생긴 분화구 주변 원형)는 현재 바닷물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이 크기는 백두산 천지의 20배에 달한다. 사쿠라지마 화산에는 인구 60만 명의 가고시마 시가 있으며, 그 주변에 총 2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인구 밀집 지역의 화산이라는 점에서 이 화산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화산 중 하나로 분류하기도 한다. 뉴질랜드의 로토루아 지역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어린 씨앗이라는 지역에서 로토루아 지역으로 이동할 무렵 요괴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잘 재운 방귀 냄새가 나는데, 이 지역은 ‘온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 도시이다. 그 지역에서 5년 만에 처음으로 외지의 한국인을 만났다. 관광객 아줌마들이었는데 당시 한국말이 너무 신기하게 들려 주위를 맴돌았던 기억이 난다. 이 도시에서 가장 독특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하나는 도시 전체를 감싸고 있는 방귀 냄새다. 이것은 유황 냄새였지만 도시를 형성하고 오랫동안 그 냄새를 맡을 수 없을 정도로 심술궂었던 기억이 있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 있던 부세식 화장실 냄새가 식당이나 박물관은 물론 집 안에도 있었을 것이다. 이 마을을 벗어나 나는 분화구 위로 뛰어오르는 붉은 마그마를 본 적이 있다. 이곳에서 어떻게 살까 싶을 정도로 위험했지만 그 지역은 지금도 분화했다는 이야기가 없다.

제주도에 한 번 지진이 난 적이 있어. 사무실에 있다가 본능처럼 뛰쳐나왔다. 가장 놀라운 것은 스마트폰이었다. 스마트폰 진동이 지진에서 오는 탱크 소리보다 빨랐다. 막강한 기술력을 앞세웠지만 대한민국 행정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건물에서 빠져나온 뒤 행동요령을 알려고 했지만 119나 기상청이나 대응방법을 몰랐다. 튀어나온 건물에는 언제 들어가도 되는가. 대피 후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하나 들고 건물 밖으로 뛰쳐나온 뒤 담당센터에 전화를 했을 때 담당자분은 말했다.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안내하고 다음 매뉴얼을 들어보니 담당자는 말씀하셨다.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세요.지진에 대해 묻자 담당자는 다시 대답했다. 인터넷 기사를 보면 좋을 것 같아. 일단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 후 며칠 동안은 잘 때나 밥을 먹을 때나 항상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자연재해를 미리 아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이번 일본 화산도 공무원은 물론 해당 지역 주민들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그들도 TV를 통해 알게 된 경우도 많다. 다행히 부상자는 아직 없다지만 많은 사람이 사흘 동안 분출하는 화산을 곁에 두고 많은 걱정을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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