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여성성 She [책] 신화에서

로버트 A. 존슨 지음 / 고혜경 역 / 동영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남성과 여성이라는 생물학적인 성으로 구분된다. 자라면서 심리적으로 다른 관심과 특성을 드러내고 사회적으로도 다른 역할을 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사회와 시대가 원하는 남성과 여성으로서의 외적 인격, 즉 페르조나에 충실해야 하는 그 사회적인 요구에 맞춰 나가는 가운데 개인의 무의식에는 남성과 여성의 페르조나에 대응하는 또 하나의 내적 인격이 이루어진다. 사람은 외계뿐 아니라 내면 세계에서도 적응하면 살 수 있게 돼 있기 때문이다. 남성의 무의식에는 여성적 인격이, 여성의 무의식에는 남성적 인격이 내적 인격으로 정착하게 된다. 이는 여성 인격은 무드와 관계 능력을 나타내며 아니마에서 남성 인격은 사유와 판단 능력을 뜻하는 아니무스라는 원형으로 말해진다.

남성의 경우 아니마가 내면의 중재자로 활동해 남성의 진화를 돕고, 여성의 경우 아니무스가 의식적 자아와 무의식적 내면세계의 중재자로 활동해 여성의 진화를 돕는다. 여성성이 진화하기 위해서는 무의식의 남성적 요소에 대해 복종적이었던 태도를 버려야 한다. 무의식의 남성적 요소는 때로 여성이 외부 세계와 맺는 관계를 부정적으로 통제하지만 아니무스가 팽창하면 여성의 자아는 건전한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다. 부정적인 아니무스에 사로잡힌 상태는 은밀하지만 팽창 상태에 놓이게 돼 정신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중년기에 이르러 이런 내적 인격의 통합이 중요한 주제가 되면서 여성성과 남성성의 통합을 이뤄나가는 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을 개성화 과정이라고 한다. 개성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인간행동과 심리패턴을 공부할 때 인류의 초기로 돌아가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신화에 나타나는 의식과 무의식의 내용을 동시에 표출하는 원형적인 이야기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 시공을 초월한 인류의 정신 활동을 보여준다. 신화는 심리학적 통찰을 위한 풍부한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신화에 등장하는 원형은 바로 우리 내면에 있는 신들이다.신의 모습을 본다는 것은 그 사람이 갖는 위엄과 초인적인 차원을 본다는 뜻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신화는 에로스와 프시케의 이야기다. 에로스와 프시케는 결혼한다. 하지만 프시키는 에로스의 실체를 볼 수 없다. 프시케의 언니들은 프시케에게 에로스의 실제 모습을 보기 위해 칼과 등불을 준비하라고 말한다. 칼과 등불은 여성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두 가지 상징이다. 칼은 이성, 식별, 단호한 결단력을 의미하며 등불은 부드러운 의견으로 어둠을 밝히는 것과 고요 속의 중심성을 의미한다.여자들은 대화의 분위기를 돋우거나 마음을 모으기 위해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남자는 빛과 칼에 약하다. 여성은 초롱을 사용하되 칼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단절되거나 냉소적인 칼은 내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결혼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먼저 불을 밝혀 볼 것인지, 칼을 사용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 여성이 심리적으로 미성숙하거나 건강하지 못할 때 날카로운 칼을 휘두르거나 뜨거운 불로 상대방의 몸을 만질 수 있다. 그런데 등불은 무엇이고 또 무엇을 비추는 것일까. 여성은 자기 의식의 등불에서 남성의 가치를 나타내는 능력이 있다. 이런 능력을 잘 적용하면 남성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게 된다. 또 남성은 자신의 내면 어딘가에 자신은 신이고 장엄한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여자가 불을 켜고 그 남자의 내면에 살아 있는 신의 이미지를 보여줄 때 남자는 자기 안에 있는 신적인 부분을 살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럴 때 남성의 의식이 확장된다.

부인과 남편의 관계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여성과 외적 인격과 내적 인격의 관계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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