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언포기버블 후기 (정보, 출연진, 의미, 결말, 줄거리, 스포일러, 실화, 원작, 예고편)
연말을 맞아 넷플릭스가 슬슬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를 영화를 공개하기 시작합니다.하… 넷플릭스… 가격을 올려서 끊으려고 했는데 또 헷갈리네요. <언포기 버블>은, 초기의 넷플릭스 히트작인 영화<버드 박스>의 주인공, 샌드라 블록의 3년만에 행해진 넷플릭스 컴백작입니다.
정보를 보면, 이 작품의 제목인 <언포기 버블>(The Unforgivable)은 “용서할 수 없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원작은 영국의 3부작 드라마로, 이 작품의 제목은 「언포기븐」(Unforgiven)입니다. 내용을 보고 실화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실화는 아니고요. 자, 그러면 작품 제목인 ‘용서할 수 없다’의 대상이 누구인지 출연진과 이야기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스포와 결말후기입니다
이 ‘용서할 수 없는’ 대상은 루스 슬레이터입니다. 그녀는 지역 보안관, 경찰관을 살해하고 징역 20년을 선고 받았어요. 오랜 수감생활 끝에 사회에 나온 루스는 편지를 계속 보낸 여동생에게서 답장이 없자 스스로 찾아보려는 욕망을 보였습니다. 루스에게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여동생이 있는데 헤어질 당시 여동생의 나이는 겨우 5살이었어요. 그래서 다른 가정으로 입양할 수 있었어요.
루스 역의 산드라 브록은 온몸으로 자매를 찾아 나선 사회에서 인간 실격당한 캐릭터를 연기합니다. 미국에서 경찰을 살해한 범인은 사회적인 질타와 멸시를 받습니다. 그래서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도 루스는 동생이 어딘가에 있어서 어떻게든 동생을 만나기 위해 살려고 해요. 추억에 잠겨 옛집으로 향했던 루스는 그곳으로 이사 온 정잉그램과 그 가족을 만날 수 있습니다.
변호사 존은 루스에게 깊은 사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녀를 도우려고 합니다. 하지만 경찰 살해범이라는 것을 알고 주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루스의 동생 캐서린을 양자로 둔 맬컴의 가족들도 캐서린이 루스를 만나는 것을 꺼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루스에게 아버지를 잃은 스티브는 완전히 망가진 가정에 대한 분노로 인해 루스에 대한 복수심을 키워요. 루스를 중심으로 잉그램, 맬컴, 웰런(스티브) 세 가족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작품의 장점은 탄탄한 구성입니다. 아무래도 3부작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다 보니 이야기의 깊이가 상당하죠. 가혹한 운명에 놓인 루스와 그녀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을 가진 세 가정의 이야기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하이라이트는 존의 아내 리즈가 루스의 진실을 알아내는 장면입니다. 스포를 하자면 경찰을 죽인 건 루스가 아니에요 5살짜리 캐서린이 범인이었던 겁니다. 루스는 자신이 한 일을 모르는 동생을 위해 대신 죄를 뒤집어 쓴 겁니다.
그 사실은 루스에게 반감을 갖고 있던 리즈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가족의 사랑이란 정말 진해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에요. 루스의 가족사는 어머니의 죽음과 가족을 소홀히 한 아버지의 죽음이 있습니다. 경찰을 죽인 상황도 루스는 캐서린과 함께 집에 살고 싶지만 금전적인 문제로 그들을 집에서 쫓아내려고 했기 때문이에요. 루스에게 캐서린은 유일한 가족이고 지켜줘야 할 존재였기에 루스는 자신의 삶을 포기했습니다.
이런 루스의 모습에 마음을 움직이지 않을 어머니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아름답고 아픈 사랑이 이 작품의 핵심 즐거움 요소입니다. 단점은 아무래도 3부작 드라마를 2시간짜리 영화로 압축하다 보니 생략되는 점이 꽤 많아요. 좀 특이하긴 하지만 3부작 드라마와 2시간 영화는 시간상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래도 작품 곳곳에 좀 더 내용을 추가했으면 하는 지점이 많았어요.이곳은 원작을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요.;;)
예를 들어 존이 먼저 루스를 외면하고 도우려고 하는 것은 대사만으로 갑자기 이어집니다. 그 동안 존의 감정 변화를 보여주는 사건이나 대사 같은 것은 전혀 없습니다. 캐서린의 서사도 음악 연주 장면만으로 루스를 기억하는 과정을 설명하죠. 그 과정이 무척 아름답지만 서사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결말도 조금은 싱겁게 다가왔습니다. 루스 개인의 드라마는 격렬하지만, 정작 그녀를 둘러싼 사건은 쉽게 수습되는 느낌이었어요.
이 영화를 보고 떠오른 게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예요 2대에 걸친 사랑과 분노, 그리고 복수를 다룬 이 작품은 마치 <언포기 버블>처럼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그래서 더 슬프고 가슴 아픈 드라마를 보여줍니다. 아쉬움도 있지만 구성적인 측면에서 최근 본 작품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이야기가 재미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분명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