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하면 듣는다(ft. 식물양자의 이야기) 몸의 일기: 몸이 아프다고

안녕, 친구야.오늘 나는 아침부터 두통에 시달려서 힘들었어

지금은 아침 공부가 습관이 돼서 오전 6시에 일어나는 게 힘들지 않아오늘은 영화 ‘알라딘’에서 영어 공부했어.사실 어제 잠들기 전부터 머리가 조금 아팠는데, 아침에도 두통이 가라앉지 않았어.그래서 공부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아침이라 잠이 덜 깬 줄 알고 버텨봤지만 소용없었다.

아침공부를 대충 끝내고 다시 침대에 누워서 잤다.잠시 자다 깼는데 머리가 계속 무거워.배가 고파서 혹시나 해서 12시쯤에 점심을 먹고 바람을 쐬러 산책을 나갔다.그런데도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았다. 몸이 너무 무거워서 좀 걸어오게 하고 집에 왔어.

두통약을 먹고 다시 잠들었어. 그렇게 오후 6시까지 쭉 자다 일어났다를 반복했다.옛날에는 몸이 아파도 이른바 ‘정신력’으로 버텼다. 밀린 일 처리에.덕분에 성실한 사람으로 인정받았지만 몸은 점점 상했다.

이젠 정신력따윈 믿지 않아.몸이 아프다고 신호를 보내면 약을 먼저 먹고 무조건 쉬려고 한다.오늘도 낮에 일을 못해서 내내 마음에 걸렸지만 다행히 금방 할 일은 아니어서 그냥 쉬기로 했어.저녁을 먹고 두통이 좀 나아서야 컴퓨터 앞에 앉아 몇 가지 일을 처리했다.

너도 아플 때는 정신력으로 버티지 말고 무조건 쉬도록 해.몸이 건강해야 정신력이 강해지는 것이지 정신력으로 버틴다고 병이 저절로 낫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참, 얼마전에 화분을 새로 하나 넣었다. 나는 식물을 잘 못키운다. 물을 한달에 한번씩 줘도 된다는 선인장도 결국 죽었고… 화분을 살때마다 금방 죽어버려서 한동안 식물을 키우지 못했다.

개나 고양이는 눈앞을 왔다갔다하다가 배고프면 눈으로 레이저를 쏘고 심심하면 놀아달라고 하잖아. 그래서 게으른 나도 애완동물들과는 잘 놀아주고 돌봐줄 수 있는데 식물은 조용히 한 곳에 있으니까 잘 돌봐주지 못하는 것 같다.

근데 요즘 문득 식물을 다시 키워봐야겠다 옛날 내 모습이 생각나는 거야소심하고 말수가 적고 사교성이 많이 떨어져 새로운 사람 사귀기가 너무 힘들었다.말주변이 없어서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 거야.성격이 활달하고 말재주도 있는 사람이 아무래도 매력적이잖아.벌이 꽃 주변에 뛰어드는 듯 매력을 발산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웠다.지금은 나도 성격이 더 외향적이 되었지만, 아직 사람을 사귀기가 힘들어.일부러 활발한 척, 밝은 척, 친한 척 하려고 하지만 여전히 어색하다.

어쨌든 “난 여기 있어”하고 말은 안 하지만, 항상 변함없이 제자리에서 화분을 돌보며 기르고 싶었어. 그래서 요즘은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항상 화분을 봐.

이게 ‘몬스테라’라는 식물이구나. 나뭇잎 끝에 묻은 물방울 보여?몸에 물을 많이 머금고 있어서 물을 안 줘도 저렇게 물을 밖으로 뿜어낸대.와 신기하지 않아? 꽃집에 가서 그 얘기를 듣고 얘를 데려왔어살 때는 물방울이 없었는데 집에 데려와서 한참이 지나니까 진짜 물방울이 맺혔다.

이 밑에 귀여운 새싹이 돋아났는데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다.

5월 24일 일요일에 찍은 모습이야

25일 월요일에 찍은 모습이야 잎사귀들이 점점 해를 향해 앞으로 방향을 틀고 있어

26일 오늘 모습이야 가운데 나온 연두색 잎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

밑에서 자라고 있는 새싹도 더 커지고매일 들여다보면 하루가 다르게 부쩍부쩍 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내 곁에 있다면 나도 매일 좋은 기운을 받고 쑥쑥 자랄 거야.나도 앞으로는 눈에 띄지 않는 존재들에 더 관심을 갖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이번에는 식물을 죽이지 않고 잘 키워볼게. 그리고 하나씩 새로운 아이들을 데려오려고 한다.내일 아침에는 두통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면서 이만 줄일게.

프리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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