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는 6월 초에 백내장으로 진단되었다
초반에 하얗게 질 때는 병원에서도 노안이라고 관리하다가 어느 날부터 눈이 하얗게 질려 앞을 몰라보고 밤에 자꾸 부딪히는 게 백내장일 거라고 생각했다.이브가 앞을 못보면 가족들 얼굴도 못보는데 얼마나 속상하고 답답한지 정말 많이 울었다.
이브가 앞을 못 보면 내가 맞추면 되지 않을까 담담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그래서 병원에서도 백내장일 때는 정말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났다.
당뇨병을 앓고 있기 때문에 합병증이 당연히 따라온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이브 병원에서 지금 시력이 안 좋으면 아마 앞이 안 보인다고 하는데 억울해서 미칠 것 같았다.
병원에 다녀오는데 집까지 오기가 너무 힘들었어.
가족과 이야기했다
안 보이면 어때.우리가 조금 가까이서 맞추면 돼, 행인데.
아무래도 보이지 않아도 천천히 걷고 뭐든지 천천히 해주기로 했다.
몇달전까지만 해도 한쪽 눈도 오른쪽 같았지만 지금은 사진보다 더 하얗게 변했다
하얀 눈을 보면 가끔 가슴이 찢어지지만, 나는 그것이 우리가 견뎌야 할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브가 밖에서는 걸을 수 없고 무서워하지만 집에서도 활발한 게 제일 고마워.물론 집에서도 가끔 부딪치지만 시력이 좋을 때처럼 밥도 잘 먹고 애교도 부리는 게 전과 다름없는 우리의 이브다.
요즘은 하얀 눈조차도 너무 사랑스러워♡
낮이든 밤이든 산책할 때 앞이 보이지 않는 게 무서워서 그런지 가끔 멍하니 서서 안아달라고 해서 모든 소리에 예민해져 깜짝 놀란다.
잘 걷다가도 어디 부딪히고 이리 와서 얘기 많이 하고 박수 치면 따라오고 턱도 못 보고 넘어지기도 한다.
집보다 산책을 좋아했던 이브였는데 산책보다 집이 더 좋아진 것 같아 정말 너무 슬프다.
지금은 유모차가 필수가 된 것 같아.
이브병원에서 오는 길에 해외직구로 주문했다 오큐글로젤컵셀
가격대가 조금 비싼 제품이지만 백내장 영양제로 리뷰가 가장 좋아 구입했다.
오큐그로는 젤, 츄, 파우더 이렇게 3가지 타입이 있는데
파우더는 밥에 섞는다고 할까, 하나하나 바닥에 내려 먹는 이브에 지저분하고 밥을 꼭 먹여야 하기 때문에 완식이 안 되는 이브는 패스.
츄는 기호성이 좋아서 아이들이 즐겨 먹는다고 하는데 여기저기 찾아보니까 츄로 만들려면 방부제가 들어간다고 해서 패스
젤캡슐은 기호성이 좋지 않아 어떻게 줘도 먹지 않는 아이들이 대다수지만 오큐글로에서 가장 먼저 나온 제품인 만큼 리뷰가 가장 좋은 것 같아 젤캡슐로 구입했다.
눈이 안 보인다고 집에 있을 수는 없어서 얼마 전에 공원 산책을 다녀왔다
백내장이라는 게 이런 건지 넓은 데 나오면 하얀 눈동자가 까맣게 되는데 더 넓은 데도 잘 다닐 수 있게 적응시켜달라는 그런?눈이 안 보인다고 집에 있게 하지 말고 트인 곳이라도 적응시키면서 놀러가거나 옆에서 오래도록 더 좋은 곳에서 함께 있으라는 마음 아프지만 고마운 병인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