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준비를 모두 마친 뒤 부원장님께서 수술 도중 부르면 디스크 부위를 직접 확인해 보시겠느냐고 물으셨습니다 남편은 본인이 못 볼 것 같다며 울컥해서 내가 볼게라고 했어요. 사실 저도 두근두근 한 것은 같았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불안해하는 것보다 직접 보는 것이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원장님도 걱정했던 부분은 실제 탈장 여부보다 탈장 부위가 얼마나 오랫동안 복막에서 튀어나와 있었느냐였습니다. 두 달 된 강아지 창자가 괴사해 봤자 얼마나 괴사했을까 하는 생각, 태어날 때부터 저 상태였으면 두 달은 짧은 시간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 옆에서 남편은 훌쩍거리고 있지만 저는 너무 걱정이 되어 눈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마음속으로 빌기만 했어요.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친구에게 메일을 보내서 모든 믿는 신들에게 기도해 달라고…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어요. 수술 도중에 꺼낸 장을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먼저 거봉이가 숨어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장의 상태를 보니 어린아이라 그런지 창자의 색깔도 핑크색으로 예뻤어요ㅠㅠ 그 안에 ‘얘는 엑스레이로 본 뼈도 예쁘고 창자도 예쁘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복막에 눌렸던 부위에 약하게 유착이 있어 그 부위에 소화된 음식물이 장의 분절운동과 연동운동을 통해 통과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설사를 하고 응아하는 자세를 취해도 응아가 나오지 않아 식욕부진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지금은 원장님이 손으로 밀어 이동시키고 있어 수술 후에는 고봉이가 몸이 스스로 할 수 있어야 수술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일단 눈으로 보면 장이 너무 예뻐서 거봉이는 살 수 있다는 확신이 섰습니다. 탈장된 장 아래에 꽂혀 있던 고환이 1개 괴사하므로 고봉은 이때 고환 중 1개를 제거합니다.

수술 후 원장님 앞에서 발사한 거봉이 이때 다들 안도의 한숨을

“살아줘서 정말 고맙다” “정말 수술은 잘 끝났고 거봉이가 마취 깨는 데까지 보고 가기로 하겠습니다” 수술 열심히 하고 마취에서 깨어나 꾸물거리는 게 얼마나 잘났는지ㅠㅠ그때 보통내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술 성공 여부는 아침에 원장이 출근했을 때 거봉이가 입원실 안에서 온몸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때 시간은 거의 밤 11시. 거봉이는 월요일 하루 종일 병원에서 회복되며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화요일 오후쯤 퇴원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지옥과 천국을 오간 하루였습니다.원장님은 우리가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어요.하지만 병원에서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며 응급 할증을 받지 않았고, 초음파 비용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 후, 그 병원은 타카미네가 평생의 주치병원이 되었습니다. 거봉이는 이제 병원에서 회복만 하면 되고 저는 내일 애견샵과 나머지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