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작성해보니 빨갛다
때로는 조소기업 경리를 추노하고 군입대까지 5개월 정도 남아 있던 시절,
나는 편하고 여유로운 일을 하고 싶어.
꿀알바를 구하는 중.
DC인사이드 알바 갤러리에서 꿀알바=평돌이 야간이라고 해서 도전했다.
그 당시 은둔형 외톨이로 하얗고 연약해 보이는 피지컬에 의해 곧 채용되었다
꿀알바를 구했다고 생각하고 기꺼이 테크닉을 추며 집으로 돌아갔다.
바보 김덕춘은 간과한 적이 있어서…
편의점 맞은편에 대형 성인 나이트, 주변에는 노래방 등 각종 유흥업소가 즐비하다
아주 힘든 유흥업소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아르바이트는 오후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 시간당 5천원였다
점장은 좋았지만 편의점답게 역시 수당은 없었다
첫 아르바이트때 나를 인수인계해준 친구는 17살 퇴학한 여자애였는데
퇴학한 17살이라 편견이 있었지만 굉장히 열심히 살아온 아이였고
인수인계 완료 후 혼자 일할 때 갑자기 똥 싼 손님한테 화장실을 쓰게 해달라고 했는데
열쇠를 줘도 되냐고 물었더니 상냥하게도 빨리 대답해 주었다
결론은 빌려주지 마라, 계속 빌려줘야 한다 였는데
지금 나보다 13살이나 어린데 나보다 더 똑똑한 것 같아. 그래서 자퇴했나??
암튼
앞서 말했듯이 야간 힌두르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꿀이 아니었다
아침 8시부터 10시까지 매상이 100만원 내외인데,
신기하게도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 판매액이 150개가 넘었다
이게 뭐지? 나중에야 알아차리고 말았다
여기는 밤이 ‘진짜’였어.
왜 진짜냐 하면 매출도 꽤 높고 손님도 오르는데 다양한 유형의 손님이 있었다.
첫 번째는 유흥업계 종사자
내가 일하던 편의점은 6층짜리였는데
1층은 편의점의 나머지 층은 술집과 노래방 등 유흥업소였다
그녀가 자주 나오는 술집이었다
- 가게여자
- 거기서 일하는 가게 여자들은 거의 퇴근 후에 맥주 같은 거 사가고 그랬는데
- 말도 하지 않고 진상도 없었던 단순한 쇼핑을 하러 오는 경우가 많았다
- 근데 가끔 특이점은 발생하는데
- 저분들은 부끄러움 같은 건 없을까?
- 스타킹을 샀더니 갑자기 음료수 냉장고 앞에서 스타킹을 갈아 신고 나갔다.
- 너무 당황했어.
2) 유흥업소 사장
자기 맥주 마실 때 김 먹고 싶다고 포장이 6개 있었는데
6개는 필요 없고 1개만 필요하니까 200원에 팔라고.
앙숙 짓을 하던 아저씨, 10년이 지나도 생각날 정도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로 괴롭혔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 건 그런 거야.
항상 술을 마시고 다 먹지 않고 테이블에 올려놓고 그냥 가곤 했다.
3) 웨이터
그리고 그 진상 사장이 데리고 있는 웨이터.
쟤는 ‘진짜’라서 양카k5 타고 있었는데
평소에는 말도 안걸고 툭툭 던졌는데
갑자기 자기 지인들 데리고 와서
너 나 알아?”
아… 네… 알아요 했더니
그래, 열심히 일해라.
이거 괴롭히거나 거기서 일하는 언니들이랑 오면
온갖 카오라는 카오는 다 썼어.
전형적인 쌍도 허세를 부리는 남자였다(지역감정이 아닌 본인도 쌍도 남자).
그런데!
유흥업소 종업원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레귤러 자주 오는 노래방 웨이터가 있었는데
예의 바르다고 맛있는 것도 잘 사 주었다
나중에 나한테 웨이터가 될 생각이 없냐고 일하는 시간도 짧고 돈도 몇배나 된다고 얘기해줬는데
곧 군대에 가야 한다고 거절한 아주 좋은 오빠 같은 느낌이었어.
4) 미성년자
유흥업소 종사자에 포함시킬까 말까 고민하다가
지금 생각해 보면 이쪽이 옳은 것 같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기 한 달 전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여자아이가 문 앞에서 술렁거리며 들어오지 않았다
담배나 술을 사기 위해 호구처럼 보이는 나를 유심히 보는 것 같았다.
그러자 한 사람이 들어와 술도 담배도 아닌 것을 갑자기 골라 눈치를 보며 사들고 계속 나를 훔쳐봤다.
저는 아? 술 담배 아니야? 라는 생각에 조금이나마 안도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다시 들어왔다
그런데 목적은 그게 아니라 내 전화번호였다
그 친구 말이 뒤에 숨어 있는 친구가 연락처를 알고 싶다고 해서
그래서 숨어있는 친구들을 보면 머리에 미역을 덮어놓고 저게 뭘까 해서 알려줬는데
그 미역머리 여자에게 메일이 왔다
안녕하세요 샬라 샬라
그런데 나는 궁금한 건 못 참는 사람. 머리에 쓴 게 가발이냐고 물어봤어.
상대방이 들켰냐고 물어봐서 들켰다고 대답했다
나는 이 친구들을 믿지 못했던 담배를 사려고 나에게 미인계를 시전하는 줄 알고
거리감을 두고 친해지고 싶다고 갑자기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놀러온다고 하니까 담배를 다 들고 도망갈 것 같아서
오지 말라고 했어. 그리고 계속 오는 연락을 무시했어.
아니나 다를까 어느 순간 담배를 사러 왔는데 내가 주민등록증이 없으면 줄 수 없다고 부탁했다.
나는 역시 사람을 잘 파악했어.어렸을 때부터 사람을 보는 눈이 있었다.
그런데 이게 왜 유흥업소 종사자냐고?
제가 나이가 많아서 짧게라도 호구조사를 했는데
대충 얘기를 들어보니 조건부로 술집에서 일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업계 종사자로 인정해 버렸다.
두 번째는 유흥업소 손님
- 양주반입 나이트손님
- 40대 은갈치 정장을 입은 아저씨가 와서 양주 한 병을 산 가격은 3만원대.
- 양주를 나이트로 사면 2~30만원은 줘야 하고
- 편의점에서 3만원짜리 양주를 사서 정장 앞 벨트에 넣어 들키는지 나에게 물어봤다.
- 나는 눈에 띈다고 말했고 삼촌은 뒷벨트에 넣고 나이트에 들어갔다
- 성공적으로 들어가는 걸 보니 성공했구나 싶었다.
- 세상에는 신기한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다.
- 2) 기혼자
- 이건 별 내용은 아니지만 편의점에 들어가서 음료수 하나와 껌 하나를 사가는 아주머니가 있었다.
- 굉장히 노출이 강한 옷을 입고 있었는데 여기는 거의 벗고 있어서 적응이 됐는데
- 그런데 카드로 결제하고 껌을 씹었더니 갑자기 발작을 일으켰다.
- “알기아, 칸!”
- 아주머니의 일행인 또 다른 아주머니가 물었다
- “왜??”
- ‘이건 시아버지 카드니까 시아버지한테 가져갈 것 같은데… 아 몰라.’
- 나는 그거 보고 와서 여기 진짜인 줄 알았어.
3. 높은 입맛 할아버지
또 어떤 날은 할아버지가 오셔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하셨다.
나는 이런 게 다 업무 연장인 줄 알고 접객했어.
내가 맞장구를 몇 번 쳐주고 얘기를 상대하면
갑자기 편의점에 있던 모든 스카치블루를 사갔다.
그리고 점장한테 더 많이 넣으라고. 다 사준다고.
양손 가득 스카치 블루를 들고 나갔다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할아버지였을까?
일반 손님들도 꽤 있었는데 귀찮아서 여기서 자른다. 노잼이기 때문에 그래도 오랜만에 글을 쓴 것에 의미를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