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WCA 정체성으로서의 ‘기독여성주의’

[2022 한국YWCA 월간11+12월호] 이달의 생각 YWCA 정체성으로서의 ‘기독교 여성주의’

백소연 | (사)한국YWCA연합회 이사, 강남대 교수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은 생명이 의미 있게 존속하기 위한 핵심 요소이다. 100주년을 맞아 법인으로 거듭난 YWCA도 마찬가지다. 물론”법인”란 하나의 조직이 법적으로 권리와 책무의 주체로서 인정된다는 법률적 개념이라 그 자체가 생명체라고는 말하기 어렵다. 이지만 사람”사람”글씨가 시사하게 법인의 구성원은 결국 생명을 가진 사람이다. 마치 하나의 개체의 세포가 모여서 협력하여 하나의 유기체의 생명을 지속하게 법인도 생명력을 가진 사람들이 “유기적으로 ” 움직여야 처음으로 건강에 활동할 수 있다. YWCA가 처음 시작할 때는 “조직의 정체성”이나 “구성원의 정체성 인식” 같은 문제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한국 YWCA100년의 여정, 축제의 회복을 위해서>을 쓴 유·송희 박사의 말대로 “설립자나 설립 준비단의 설립 목적과 대외적인 존재 이유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00년이라는 시간, 다양한 구성원의 유입, 양적으로 성장한 단체를 유지하기 위한 다수의 프로그램 운영 등 여러 이질적 세포가 존재하지”유기체”로 성장한 YWCA는 중간 점검이 필요했다. 그러므로 외부 전문가 진단을 받고 나온 결과가 “한국 YWCA연합회 정체성 선언”(1987)였다. 선언문은 YWCA가 목적 단체임을 명확히 하고”여성 운동 단체”이다”기독교 운동 단체”라는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런데 YWCA의 “여성 운동 단체”정체성과 밝힌 여성의 자아 의식의 고취, 여성 능력의 계발, 여성 지위 향상과 권익 보호가 다른 여성 단체의 정체성과 다르지 않다. “기독교 운동 단체”의 정체성으로 제시한 소외된 이웃 돌봄과 사회 봉사 프로그램도 다른 기독교 시민 단체의 목적과 활동과 비교할 때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YWCA의 활동이 다른 시민 단체의 교집합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시민 단체의 목적이 그렇듯 연대하고 힘을 모으는 것은 중요하다. 다만 그것이 우리의 정체성과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에 참여하는 것이어야 하지만 1987년의 선언문을 봐도 이전이나 이후에 진행된 활동을 봐도 가장 명확하게 보이는 것은 “이중 구조”이었다. 여성 운동 단체로서는 여성 시민 단체와 연대하고 기독교 운동 단체로서는 기독교 시민 단체와 연대하는 방식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솔직하게 표현하면 다른 단체에서는 하나만 하는 것도 힘든 운동을 YWCA에서는 “양쪽”참여하는 방식으로 움직였다. 당연히 운영자는 과중한 업무로 피곤한 일이며, 주로 교회를 중심으로 조직된 지역 YWCA구성원은 “우리가 왜 이런 일(까지)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한마디로 “여성”과 “그리스도성”이라는 정체성이 YWCA에 참여하는 한, 개인 중에서는 통전적으로 작동했는지도 모르지만 YWCA는 “법적인”은 통합된 정체성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리고 100주년을 준비하는 연구와 성찰, 기도 끝에 제시한 것이 “기독교 여성 주의”라고 생각한다. 핵심을 제대로 잡은 정체성 선언이었다. 나는 이 진통 과정에서 가끔 외부 전문가로 참여했으나 현재는 한국 YWCA(연합)”기독교 여성 주의”분과 위원장을 지내기까지 했다. 역량이 되어 갑자기 이 중대한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다만 운영진과 회원이 하나의 “유기체”로 연결되는 것에 필수적 정체성이라고 믿는 것으로 미약한 힘을 가하고 싶었다. 한꺼번에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초겨울의 문턱에서 처음”기독교 여성 주의”가 무엇인지 새로 구성된 분과 위원들의 강의가 열렸는데 이로써 어떻게”기독교 여성 주의”를 모두 포함시킬 수 있을까. 사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이미 하늘에서 이루어졌는데, 이 땅에 이뤄지길 기다리고 그 질서에 참여하는 “신의 나라”에 대한 우리의 그리스도 신앙은 가부장제 시스템 외의 사유에서 언어인 행동이다”여성 주의”의 견해와 만나고 처음 YWCA의 피가 되는 죽음을 당한다고 믿는다. 창조 주신 분이 부여한 한 생명이 주체적으로 ” 살아가”그리스도 여인, 그러나 각자가 미치오가 답이라는 이기적 생존 경쟁을 넘어”활용”예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 “기독교 여성 주의”이다. 그래서 YWCA는 ” 살아 내어 기독교 여성 운동 단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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