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나운서 박지현.

안녕하세요! KBS 신입 아나운서 박지현입니다.

거울을 보면서 수백 번 반복하던 그 한마디. 이제 많은 분들 앞에서 ‘KBS 아나운서’로서 제 자신을 소개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행복합니다. 졸업할 때는 다가와서 주변 사람들이 앞으로 뭘 할 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냥 아나운서 지망생이라고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부족한 제가 아나운서라니… 합격 발표 후 이틀 정도의 시간이 흘렀지만 합격의 기쁨보다는 앞으로 수십년을 아나운서로 살아야 한다는 행복한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2005년에 처음 아나운서 준비를 시작하면서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최대한 솔직하고 담담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나운서를 꿈꾸는 많은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합격자는 처음부터 남달랐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네, 어떤 분들은 처음부터 아나운서가 될 수 있는 재능을 더 가지고 있기도 해요.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꾸준한 노력과 열정은 꿈을 이루는 가장 좋은 친구입니다. 먼저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주위 사람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 주세요. 자신이 아나운서 시험에 더 유리한지, 리포터나 기상캐스터 시험, 혹은 쇼핑호스트에게 더 유리한지 자신의 장단점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몇 달 수업을 듣고 선생님과 동료들의 평가를 듣다 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거예요. 정확하고 확고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후에는 카메라 테스트와 필기 시험, 심층 면접에 대비하여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필기시험>

사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필기시험이 가장 막연했어요. KBS는 한국어능력시험을 잘 봐야 하고, 다른 방송사의 시험은 요즘 기출문제를 찾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경험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시험이기 때문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아무 준비 없이 갑자기 1차에 합격하고 필기시험 때 당황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좋은 구성원을 만나 꾸준한 필기스터디를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고, 단기간에는 언론고시학원을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제 소견으로는 객관식인 상식 시험보다 글쓰기가 어렵고 중요하지만 평소 신문을 정독하는 습관과 색깔이 다른 두 신문 정도를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주간지도 가끔 보시고 최신 영화나 베스트셀러에도 관심을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여러 신문의 사설이나 칼럼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함께 쓰거나 하면 도움이 됩니다.

<카메라 테스트>

가장 중요한 것은 밝고 호감이 가는 인상과 안정된 목소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나운서 시험은 미인대회가 아닌 만큼 예쁜 외모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누구나 단점은 있기 때문에 단점에 지나치게 신경쓰는 것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의 세세한 변화로도 자신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습니다. 유명한 미용실도 좋지만 무엇보다 자신과 잘 맞는 디자이너를 만나 충분히 상의하고 바꿔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심층면접>

면접은 직접 경험한 것이 가장 도움이 됩니다. 시험을 보면서 내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절실히 깨닫습니다. 만약 면접 경험이 부족하다면 자기 자신을 냉철한 분석을 해서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 ‘자신이 없는 것’ 등에 대해 자세하고 철저하게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면접이든나에대한질문이니까자기자신보다나를잘아는면접관은없겠죠? 제 자신을 보여줄 기회인 만큼 면접은 입사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터디>

아나운서 준비를 하면 실기 스터디를 많이 하는데 힘든 시기에 함께 할 수 있다는 동료가 있다는 것이 정신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학원 수업을 계속 듣기 어려울 경우 스터디가 뉴스 리딩이나 내레이션 등 실기를 연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다만 구성원이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된 습관이 굳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가끔 학원에 와서 선생님들에게 점검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매듭> 제가 이렇게 큰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다니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아마 이 큰 선물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누라는 뜻인 것 같아서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때로는 이 길이 내가 가야 할 길인가 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주세요. 고통과 슬픔은 행복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입니다. 학생들을 아끼고 항상 엄마처럼 친구처럼 편안하게 해주시는 이성미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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