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기 기상청 국민참여기자단 김성미
하나의 계절은 우리와 함께 머무른다, 계절이 바뀌면 떠나는 당신.. 여기서 당신은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 것일까요? 네, 그렇습니다! 철새입니다.
철새,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철새는 생체시계를 내재하기도 하며 낮의 길이와 같은 외부적인 자극을 인지하여 이주 시기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종마다 서식할 곳을 찾아 각기 다른 곳으로 월동(겨울을 남쪽) 또는 월하(여름을 남쪽)합니다.
여름을 나는 철새를 여름 철새, 겨울을 나는 철새를 겨울 철새라고 하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날씨가 많이 따뜻해지면서 겨울이 되어도 떠나지 않는 여름 철새 혹은 겨울에 와서 지내지만 서식하는 환경이 좋아서 떠나지 않는 겨울 철새가 있습니다. 떠나야 할 시기에 떠나지 않고 한국에 눌러앉아 사는 텃새가 된 철새입니다. 이런 현상을 텃새화 현상이라고 합니다!
어? 유급도 아니고 유급화가 뭘까요? 텃새화 현상은 한국의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겨울에 떨어져 있던 철새가 떠나지 않고 눌러앉는 현상을 말합니다. 겨울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귀여운 새들을 볼 수 있어 신기하면서도 지구온난화로 날씨가 많이 따뜻해지고 철새들이 겨울에도 머물게 되어 씁쓸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럼 텃새에 의해 볼 수 있게 된 새들, 그리고 텃새에 의한 피해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텃새꽃에 의해 겨울에 볼 수 있게 된 새들
○ 왜가리
왜가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왜가리는 우리나라에서 여름을 나는 여름 철새의 대표조인데 겨울철 철새를 비롯한 조류 개체수를 조사하는 *’겨울철새 동시센서스’를 1999년 시행했을 때는 500-600마리 정도였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약 5천 개체가 월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겨울조류동시센서스란 국가철새연구센터에서 겨울 국내 습지에 도래하는 철새 현황을 파악하고 철새와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조사입니다. 국내에서 월동하는 수조류의 지역별 분포와 변동, 종별 개체수 변동 및 멸종위기종의 도래 현황을 보여주는 대표 자료이며 국제적으로도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의 철새 집단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입니다.
○ 노랑부리저어새
노랑부리저어, 출처=국립공원공단국립공원연구원의 연구과제 성과자료집 노란배는 2015년 흑산도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국립공원관 자료집에도 특이종으로 기록된 바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주로 중국 동남부, 라오스 중부, 그리고 베트남 북부에서 서식하던 종으로 기존 서식지보다 비교적 기온이 낮은 한국에서 발견되어 놀라운 발견이었습니다.
○ 회색 쇠 찌르기
재떨이의 수컷, 출처=두산 백과재 접시 또한 주요 번식지가 한국이 아닌 새 중 하나였는데, 재떨이는 1959년 부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다시 2020년 제주도에서 발견되었는데, 이 발견은 이례적인 현상이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 새의 주요 번식지는 중국 남부 지역처럼 열대/아열대 기후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 큰 부리의 까마귀
큰싸리, 출처=국립생물자원관 보도자료(2022.07.01)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서식해야 할 큰싸리 1마리가 최근 마라도에서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현재로서는 1마리만 발견되어 잃어버린 새로 간주되어 추가적으로 개체수를 조사해야 하지만 아열대성 기후에 서식하는 조류의 등장이기 때문에 기후변화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외에도 백로, 물총새, 물총새, 왜가리색새, 곰솔이, 물꿩, 후투티 등 수많은 텃새들이 있습니다. 새는 환경에 민감한 동물이기 때문에 새의 분포나 서식지 등은 환경의 중요한 지표입니다. 따라서 이런 철새들이 많아질수록 그저 새를 신기하게 여기고 귀여워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들을 보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기존에 없던 일이 발생하면 반드시 변화가 생기는 법! 철새가 주저앉아 피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단지 한 마디 더 머무른다는 것 뿐인데..어떤 피해를 입는 걸까요?
어민 피해 호소, 그리고 서식지 백화현상
민물 가마우지, 출처=게티 이미지 뱅크 겨울에만 한국을 찾던 겨울 철새 민물 가마우지들은 10여 년 전부터 봄에 떠나지 않고 텃새가 되었습니다. 주변에 먹이가 풍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마우지가 정착한 곳은 다름 아니라 어민들의 활동 장소이기도 했지만 가마우치는 많게는 하루 7kg까지 민물고기를 먹기 때문에 어민들의 피해 호소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민물 가마우지는 강한 산성의 하얀 배설물을 배출하는데, 이로 인해 흰가루가 서식지를 뒤덮어 악취를 내는 것은 물론 강한 독성으로 인해 나무와 같은 자연환경도 고사시킨다고 합니다.
철새가 안 왔는데 AI 발병이?
몇 년 전 아직 철새가 오지 않았는데 AI가 발병해 피해를 본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알아보니 서식환경이 좋았던 철새가 한겨울이 되기 전인데도 텃새로 정착해 서식했다고 합니다. 텃새화된 철새가 계속 서식하면서 이들의 분변이 닭오리 농장 등으로 AI를 옮길 것으로 봤지만 소독을 해도 마땅한 대책이 없어 농장주들의 고민덩어리가 됐다고 합니다.이처럼 텃새화된 철새는 예기치 못한 서식과 함께 환경에도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텃새를 돌려보내는 방법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새로운 종을 만나는 철새의 텃새화 현상이지만 텃새가 늘어날수록 지구온난화도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표이기도 하고, 텃새가 머물면서 발생하는 수많은 환경 변화와 부정적인 영향은 아직도 우리에게 숙제입니다. 철새도 본래의 서식지로 우리도 인간과 환경을 지키는 방법을 열심히 모색해야 할 차례입니다.
내용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두산백과국립공원공단, 2016-06 2015 국립공원연구원 연구과제 성과자료집 JTBC News, [밀착카메라] 나무도 물고기도 초토화… ‘앉은 철새’ 클럽, ‘지구온난화 근황: 열대지방 새들이 한국으로 이사오는 가운데 환경방송, 흑산도 미기록종 ‘노랑가위’ 최초 확인 SBS(2020/06/24), 기후변화 영향?…’회색 쇠찌르기’ 국내번식 최초 확인 국립생물자원관 보도자료, 아열대성 조류 큰부리 까마귀, 마라도 첫 관찰 세계일보, 동남아 서식’속수무책”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국립공원관 보도자료(2022.07.01) 국립공원연구원 연구과제 성과자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