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종류의 바이러스인데도 백신이 듣지 않는 편도암

편도암 예방을 위해 흡연, 금주, 건전한 성생활 필수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성모병원에서 편도암 치료를 받은 환자 231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습니다. HPV 감염률이 무려 65.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편도암은 구강 내 목젖 양쪽에 위치한 입천장, 입천장 쪽 편도에 발생하는 암입니다. 경부 림프절로 전이되고 나서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 여부에 큰 영향을 받는 편도암

편도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여부에 따라 HPV 양성 편도암과 HPV 음성 편도암으로 나뉩니다. HPV 감염은 장기간 잦은 흡연, 과도한 음주와 함께 편도암 발생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음주·흡연으로 인한 HPV 음성 편도암은 1988년에서 2004년 사이에 50% 감소했다고 합니다. 반면 HPV 양성 편도암은 다릅니다.

1980년대 말 20% 정도 발생하다가 2014년 이후 70% 수준까지 급증했다고 합니다. 과도한 음주·흡연을 자제하는 사회 분위기가 점점 확대된 영향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성모병원에서 편도암 치료를 받은 환자 231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습니다. HPV 감염률이 무려 65.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를 진행한 성동일 이비인후과 교수는 “HPV 양성 편도암 환자의 경우 음성 편도암 환자에 비해 평균적으로 3~5세 정도 젊고 남성이 3배 정도 많아 성생활과 연관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편도암의 주요 증상은 인후통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귀 통증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근데 열은 없대요.

통증은 혹 부위에 궤양이나 염증이 생겼을 때 발생합니다. 또는 주위의 신경을 침범한 경우에만 발생합니다.

인후통이나 이물감이 지속될 경우 진찰 필요

음식을 삼킬 때 목이 아프고 귀에 뻗는 것처럼 아픈 관련통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면 삼키기 장애나 이물감, 구강 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귀 통증 등과 함께 목에서 혹이 닿기도 합니다.

암세포가 하악골 쪽으로 이동하거나 익상근 쪽으로 파고들면 턱이 움직이기 어려워집니다. 혹이 기도를 압박할 정도로 크게 자라면 숨이 차요. 특히 숨을 들이쉴 때 잡음이 들리기도 합니다.

입안에 궤양이 생겨 잘 낫지 않거나 목에 통증이 있거나 삼키기 곤란하거나 목에서 응어리 같은 것이 닿거나 3주 이상 목이 계속 부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반드시 이비인후과에서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편도암 치료 시에는 외모 변화를 막고 입과 목에 위치한 각 기관의 고유 기능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HPV 양성 편도암의 경우 가급적 수술을 피하고 항암 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도합니다.

편도암도 초기에 발견, 제때 수술하면 절제 범위를 최소화하고 재건 수술 없이도 기능 보존이 가능합니다.

광범위한 절제수술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입을 통해 로봇수술, 레이저 미세수술, 유리피판을 이용한 음성 및 삼킴기능 재건수술과 저장적 후두수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다행히 편도선은 평생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는 갑상선암과 달리 수술 후 합병증이 미미합니다. 면역상의 문제도 거의 없습니다.

예방 백신의 개발은 아직 미비하다

다만 치료 후에도 미세암이 남아있거나 잠재적인 전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안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편도선은 해부학적으로 림프절이 발달해 있는 곳이니까요.

편도암 환자의 60~70%가 경부 림프절로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될 정도입니다. 따라서 수술 등의 표준 치료 후 그대로 있어서는 안 됩니다. 고주파 온열치료 등 통합의학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는 것이 좋습니다.

HPV 감염 여부가 편도암 발병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예측인자로 떠오르면서 의학계는 HPV 퇴치를 타깃으로 한 항바이러스제 개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첫 번째 열매는 2000년에 처음 선보인 표적 치료제 ‘알비톡스’와 ‘게피티닙’입니다. 현재 두 약을 HPV 양성 편도암 치료제로 산업화하기 위한 임상시험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예방 백신의 개발은 아직 부족합니다.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로 감염 경로도 비슷하지만 자궁경부암 백신이 편도암 예방 쪽에서는 맥박이 잡히지 않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편도암에 걸리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연을 실천하고 과도한 음주를 삼가야 합니다.

더불어 여러 파트너와 관계를 갖지 않는 등 건전한 성생활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HPV가 주로 구강 성교 등 성접촉에 의해 전파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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