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실생활과 매우 밀접한 문명의 이기인 GPS, 차량의 내비게이션 등과 같이 GPS가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 시스템이 육상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되고 보급되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사실은 육상보다 약 40년 전에 선박으로 항해 중 자선의 위치를 파악할 목적으로 개발되어 항해 계기로 널리 사용되었다.
저: 나성진 박사 (<마드로스가 쓴 77개의 배 이야기> 저자)
최근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위성항법장치)가 육상의 여러 기기에 폭발적으로 보급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자동차 길 안내는 물론 측량, 지도 제작 및 군사용과 개인용 휴대폰에도 장착돼 이용된다.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한 문명의 이기가 되었다.

선박에 설치된 항해용 GPS 수신기와 같이 GPS가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 시스템이 육상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되어 보급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은 육상보다 40여 년 앞서 선박으로 항해 중인 자선의 위치를 파악할 목적으로 개발돼 항해 계기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GPS의 원조는 NNSS(Navy Navigation Satellite System, 해군 위성항법장치)인데, 이는 1964년부터 미 해군에서 군사용 목적으로 개발·사용하다가 1967년부터 민간에 공개하고 일반 상선에서도 이용하기 시작했다. GPS의 정확한 위치와 시간을 동시에 제공하는 점이다.이 시스템의 원리는 지구상의 중간고도에 인공위성 24개를 띄워 각 궤도마다 4개씩의 위성을 배치하고 그 중 21개의 위성을 사용하며 3개는 예비용으로 사용한다.지구상 어디서나 3개 이상의 위성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위치를 정하는데, 도플러(Doppler) 원리에 따라 생기는 주파수 차이를 적분해 위성과 관측자의 거리차를 계산하고 이를 통해 선박 위치를 구한다.
선박에 GPS를 탑재하면서 위치 파악이 가능해지면서 충돌, 좌초 등 해난사고가 크게 감소했고 무엇보다 항해사의 격무를 줄였다.
민간용 GPS는 운영자 측에서 군사용보다 정확도가 낮도록 조정해 통상 200m 정도의 오차가 발생한다. 이러한 오차를 줄이기 위해 DGPS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오차를 5m로 줄일 수 있게 됐다. 선박에 GPS를 탑재하면서 위치 파악이 가능해지면서 충돌, 좌초 등 해난사고가 크게 감소했고 무엇보다 항해사의 격무를 줄였다.
위성항법이 항해사들에게 선박 위치 측정의 편리함을 주고 항속적 부담을 크게 줄였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있다.아침과 저녁에 별을 따 오전에 태양을 관측해 정오 위치를 찾고, 낮에도 달과 별을 찾아내 위치선을 그리며 별의 이름을 기억하던 낭만을 지금의 항해사들이 느끼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NNSS와 GPS가 선박에 보급되기 전에는 육지가 보이지 않는 대양을 항해할 때는 항해사가 섹스턴트(Sextant)로 해와 달, 그리고 별을 관측해 선박의 위치를 구하는 천문 항해가 통상적인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 새로운 전자기기가 보급되면서 천문항해 시대는 사실상 종말을 고했다.선박에 GPS가 보급된 뒤에는 최근에는 해양계 대학 항해학과조차 천문항법이 필수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이 돼 사실상 천체관측법을 배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물론 GPS가 개발되기 전에도 오메가, 데카 및 로랑 등의 전파항해시스템이 있었지만 현재의 GPS만큼 정확하지 않고 사용지역도 제한되는 등의 단점이 있어 널리 사용되지 않았다.참고로 현재 위성항법시스템은 미국 GPS와 러시아에서 개발한 ‘그로나스'(GLONASS)가 운용 중이며 유럽연합(EU)에서 ‘갈릴레오’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한국도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위성항법이 항해사에게 선박 위치 측정의 편리함을 줘 항해 당직 부담을 크게 줄였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있다. 아침과 저녁에 별을 따 오전에 태양을 관측해 정오 위치를 찾고, 낮에도 달과 별을 찾아내 위치선을 그리며 별의 이름을 기억하던 낭만을 지금의 항해사들이 느끼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천체 관측에 사용된 섹스턴트(Sextant)
수십 년 전 우리 해군 사관생도를 태운 훈련함대 2척이 원양 항해를 떠났다. 당시 위성항법이 일반화되지 않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선박의 위치 측정은 당연히 천체 관측에 의존했다. 따라서 천측을 할 수 있는 해양대학교를 졸업한 초급 장교 1명씩을 양쪽 군함에 태웠다. 이들은 매일 오전 당직에 임해 태양을 관측해 정오 위치를 산출했는데, 양측 선박의 위치가 두 배의 거리만큼 차이가 나 항상 정확해 모든 장병들이 놀랐다고 한다. *해당 콘텐츠는 단행본 ‘마드로스가 쓴 77가지 배 이야기(나성진, 삼호 광고기획)’에 실린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